목회컬럼

194 같은 곳을 바라보는 기쁨

2020.09.20 22:35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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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가을 운동회 마다 빠지지 않고 있었던 것들 중 하나가 줄다리기였습니다. 긴 줄을 한 줄로 늘여 놓고 양쪽에 사람들이 빼곡히 서서 ‘영차! 영차!’하는 소리와 함께 자기편으로 줄을 당깁니다. 줄을 당기는 리듬을 따라 함께 마음을 맞추어 온 힘을 다합니다. 조금이라도 더 당기기 위해 몸을 뒤로 젖히기도 하며 땀을 뻘뻘 흘리기도 합니다. 같이 서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같은 목적으로 마음을 모아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 순간 상대편이 끌려오면서 승리를 하게 됩니다. 같이 땀을 흘리고, 온 힘을 다했던 순간들을 함께 했던 사람들과 나누는 승리의 기쁨은 감격 그 자체입니다. 때로는 승리대신 실패를 경험해도 최선을 다하며 고군분투하였다는 것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더 공감하며 어깨를 툭툭 치며 격려해줄 수 있습니다.

이번 북미 목회자 컨퍼런스는 비대면으로 이루어졌는데, 세계 여러 지역에서 150명이 넘는 목회자들과 선교사들이 참석하였습니다. 주최하는 교회가 있는 중부 시간을 기준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저희는 1시간 시차였습니다. 그러나, 아시아 쪽에서는 12시간이 넘는 시차로 밤을 꼬박 새우면서 참석하였습니다. 강의를 듣다가 졸려서 일어나서 듣기도 하시고, 조 모임을 해야 하는데 깜빡 잠이 드셔서 늦게 참석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분은 감기 기운으로 몸이 많이 힘드셨지만 끝까지 잘 마무리 하시기 위해 수고하셨습니다. 인터넷 사정이 안 좋은 곳에 계신 분들은 강의 도중 몇 번 접속을 해야 했습니다.

셋째 날 저녁에는 어떻게 하면 팬데믹 상황에서도 계속해서 VIP들을 섬기며 주님의 부르심을 잘 감당할 수 있는지에 대한 패널 토의가 있었습니다. 컨퍼런스에 참석하신 분들 대부분이 줌으로 접속해서 화면을 넘기며 참석자들의 얼굴을 보아야 했습니다. 잠시 지나가는 얼굴을 보면서 가슴 깊이 느껴지는 뭉클함은 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님의 부르심에 최선을 다하려는 마음이 크게 공감되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상반기 목회자 컨퍼런스가 팬데믹으로 취소가 되었기 때문에 일년만에 보는 분들이 많았지만, 어떤 분들은 일년 반 넘게 보지 못했던 분들도 있었습니다.

팬데믹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집에 음식을 만들어 가져다 주고 집안에서 기도하고 오시는 분들, 줌으로 만나는 분들, 빌려서 사용하는 예배당을 팬데믹으로 사용하지 못해서 오피스 공간을 빌려 여러 번 예배를 드리시는 분들, … 코로나 바이러스가 더 이상 퍼지지 않도록 조심하면서도 신중하게 무엇이라도 해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참석하신 분들의 공통된 마음이었습니다. 비대면으로 진행된 컨퍼런스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그래도 곳곳에 흩어져서 오늘도 교회 존재 목적인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부르심을 살아내는 형제 자매들이 많다는 것이 큰 힘과 용기가 되었습니다. 때로는 예상하지 못한 어려움이 닥쳐와도 그런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지체들이 있고, 그런 지체들을 위해 함께 중보기도를 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축복입니다. 우리 BTIC가족들도 같은 곳을 바라보는 기쁨과 축복을 마음껏 누리고 있어 행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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