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 혼자라고 느끼는 두려움
2020.09.13 22:35
권은수
문득 혼자라는 생각이 들 때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사람은 혼자 생활하는 것이 편하다고 말하면서도 혼자 있는 것에 외로움을 느낍니다. 어떤 경우는 많은 사람들과 모여 수다를 떨고 바쁘게 지내면서도 마음 한 구석에 허전함을 누구도 눈치채지 못하는 것 같아 홀로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보면, 사람이 많다고 외로움을 적게 느끼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 사람이 적다고 외로움이 더 커지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마음을 나누고 삶을 함께 하는 친밀한 교제가 얼마나 일어나고 하는가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 그대로 받아주는 인격적인 존중을 받으면서 함께 있음을 신뢰하며 자신의 삶을 열어 보일 수 있는 공동체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은 상대방이 나에 대해 가지고 있는 좋은 이미지가 나쁘게 바뀔 수 있다는 두려움과 여러 사람에게 나에 대한 소문이 날 수 있다는 염려를 극복해야 가능한 것입니다. 때로는 오랫동안 수다를 떨고나서 괜히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았나 후회할 수도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과 관계에서도 이런 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상당히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의 공동체를 이야기 하면서도 여전히 혼자처럼 느끼며 깊이가 없는 관계를 유지하며 지내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누군가는 먼저 손을 내밀어야 하고, 누군가는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등을 돌렸을 때, 먼저 마음을 열고 손을 내미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모두가 등을 돌리고 자신을 십자가에 못박을 때 먼저 용서하시고 손을 내미신 분이 예수님입니다. 가정교회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가 우리에게 먼저 손을 내미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실생활에서 나누며 실천하도록 하는 성경적인 가르침을 경험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비대면이지만 매주 만나는 목장모임에서 한 주 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들어주며 웃고 우는 분들과 보내는 시간은 정적인 부분을 채워줄 뿐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고 받아주고 힘이 되어주며 이웃이 함께 하고 있음을 경험하는 시간입니다. 매달 한 번 갖는 지역 모임은 목회자로 살아온 한 달의 삶을 공감하며 서로 버팀목이 되어줍니다. 서로를 위한 중보기도를 끝내고 하는 허그식을 통해 그런 마음을 서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일년에 두 번 있는 목회자 컨퍼런스는 그런 삶을 살기 위해 헌신하며 수고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지 확인하고 공감하고 격려하는 축복의 시간이어서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영혼을 구원해서 제자를 삼는다는 분명한 교회 존재목적을 이루기 위해 예수님의 제자로 사는 삶을 연습하는 지체들이 매주 또는 정기적으로 만나는 것 자체가 우리 자신이 혼자가 아님을 확인하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의 삶에 사랑과 섬김으로 찾아가며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해주고, 함께 주 안에서 회복되어 하나님의 자녀로 세워지는 축복을 누리는 BTIC가족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