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 물을 너무 많이 주었습니다
2020.07.05 20:28
권은수
올 해도 어김없이 베란다에 몇가지 채소와 꽃 화분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파트 1층에 살면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 중 하나가 푸른 식물을 키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날씨가 풀리면서 모종을 심거나 겨울내내 실내에 두었던 화분들을 밖으로 옮겼습니다. 물을 주고 필요하면 영양분도 주면서 커 가는 것을 보는 것이 일상 가운데 누리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요즘은 제법 많이 커서 아침에 잠깐 베란다 의자에 앉아 둘러보거나 물을 주면서 삶에 작은 기쁨과 활력을 얻습니다.
겨울이 일찍 시작되는 캐나다인지라 이렇게 키우던 화분들도 기온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실내로 옮겨야 하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그렇게 해야겠지요? 작년에는 아주 풍성하게 자란 화분들을 실내로 옮기는데 충분한 시간을 갖지 못했습니다. 밖에 있던 화분을 안으로 옮길 때 실내에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리면서 해야 한다고 하는데, 매일 그렇게 하기가 쉽지않았습니다. 갑자기 실내에 들어오면서 이파리가 떨어지는 화분이 생겼습니다. 화분이 실내에 들어오면서 윗부분에 있는 흙이 말라보여 자주 물을 주기도 했습니다. 결국, 올 봄이 되어 화분을 밖으로 내 놓기 전에 몇 개 화분에 있던 식물이 물을 많이 주어 죽게 되었습니다. 식물을 키우다 보면 죽을 수도 있겠지만, 저의 부주의 때문이라 미안한 마음이 많았습니다.
살다 보면 때로는 다른 것들보다 더 많은 관심이 가는 일이나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꾸만 집중하기 시작하면 정말 중요하게 보아야 할 부분을 놓칠 수도 있고, 균형을 가지고 살펴야 하는 기회를 놓쳐 일을 망쳐버릴 수도 있습니다. 신앙생활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마다 관심을 갖게 되는 대상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말씀, 기도, 예배, 찬양, 은혜, 봉사, 선교, 감사, 능력, 구제, 교육, 헌금, … 등 다양한 부분이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서로 다른 관점과 관심은 온전함을 이루어가는 통로가 되기도 하지만, 지나친 관심은 오히려 집착과 이기심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따라가는 제자의 삶을 살지 않고 예수님을 자신의 관심을 이루는 수단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어떤 것에 많은 관심이 갈 때 그것이 주님과 사랑의 관계, 이웃과 사랑의 관계를 세우도록 하는 하나님의 인도하시는 것인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추구하는 이기심으로 인한 집착인지 잘 분별하여 언제나 예수님을 잘 따라가는 BTIC 가족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