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 믿음의 갈등이 찾아올 때
2020.05.31 22:34
권은수
살다 보면 기대하지 않은 크고 작은 어려움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떤 것들은 쉽게 해결이 되기도 하지만, 어떤 것들은 오랫동안 우리 삶에서 떠나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작은 어려움이나 금방 해결되는 어려움은 잠시 힘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잊고 사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는 어려움은 마음을 지치게 하고 건강한 생활 패턴이나 삶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까지도 위협하기도 합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3.25(수)부터 모든 사회활동이 중단되었습니다. 어떤 분이 “그 동안 일과 사역으로 너무 바쁘셨는데, 비록 재정적으로는 조금 어렵겠지만 몇 주라도 푹 쉴 수 있어 다행입니다.”라고 저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매주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사역하는 저의 사정을 잘 알기에 위로와 격려의 마음으로 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저희 회사는 온라인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어 계속해서 출근해야 했습니다.
갑작스럽게 변한 업무환경에 적응하며 매일 늘어나는 주문량을 처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지만 생각처럼 꼼꼼하게 하지 못할 때,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긴장과 갈등속에서 눈코 뜰 사이 없이 일하다 보면 하루가 지났습니다. 이런 날들이 반복되면서 저에게는 모든 일들이 자꾸 꼬이는 것 같아 마음이 더 힘들었습니다. 어떤 날은 직장을 그만둘까 하는 두서가 없는 생각이 들며 출근하지 않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이런 환경속에서 허덕이는 것에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저의 환경과 감정에 너무 집중해서 그렇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하나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저녁 시간에 준비하고 있는 하경삶을 통해 저의 시선을 환경과 감정에만 고정하지 않고 하나님께로 돌리게 되었습니다. 이 순간 내 삶을 통해 예수님이 어떻게 나타나야 할까? 하나님은 늘 최선의 것, 최고의 것을 자녀들에게 주시는 분인데, 나는 그 하나님을 만나고 있는가? 많은 질문들과 씨름하면서 이런 부분을 목장에서 나누며 함께 기도하였습니다. 제가 할 수 없는 부분을 가지고 씨름하지 않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찾기 시작했고,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 바뀐 업무환경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프로그램을 밤을 새며 짜게 되었습니다. 이 때부터 지난 주말까지 몇 주간 낯에는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해서 거의 매일 새벽까지 업무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보완하는 일을 했습니다.
우리를 두신 곳에서 주어진 환경에 눌리지 않고 주님의 뜻을 찾고 순종하며 사는 것 또한 예수님의 증인으로 살아가는 삶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어려운 고비를 잘 견디며 하나님께 시선을 돌린 것이 감사합니다. 목장에서 나누며 함께 기도할 수 있었던 것이 은혜입니다. 무엇보다 내면적 갈등이 주는 어려움을 잘 극복하고 업무환경을 잘 개선할 수 있어 감사합니다. 날마다 삶의 현장을 살아가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있지만, 인도하시는 주님의 손길과 우리 속해 있는 믿음의 공동체의 중보기도를 통해 승리의 기쁨을 누리는 BTIC 가족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