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 아무런 이상이 없습니다
2019.09.22 21:58
권은수
얼마전 컬럼에 썼던 것처럼 아내가 갑작스럽게 체중이 빠지고 기력이 약해지면서 여러가지 검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가장 늦게 일정이 잡힌 내시경검사를 했습니다. 약속 시간에 병원에 도착을 했지만 두 시간을 기다린 후 검사를 하였습니다. 진료순서를 기다리며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아내 모습을 보며 평온해 보여서 감사했습니다. 혹시나 생각했던 것처럼 심각한 병이 있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운 마음보다 주님이 주시는 평안이 더 많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갑자기 체중이 줄고 기력이 약해지며 나타나는 현상을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대부분이 심각한 병에 대한 진단에 대한 내용들이었습니다. 전문의 예약을 하고 응급실에도 가면서 검사를 할 때 마다 표현하지 않았지만 두려운 마음도 있었습니다. 모든 검사가 정상으로 나왔고 마지막 내시경 검사도 정상이라는 말을 들으면서 가슴을 누르던 무거운 것이 사라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왜 체중이 갑자기 줄고 기력이 약해졌는지 그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건강하다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너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이런 시간을 지나며 암이 걸리셨던 아버지를 돌보신 어머니를 포함해서 사랑하는 사람이 큰 병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는 분들의 마음을 좀더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같이 섬기던 집사님 배우자가 암에 걸렸다 치유되었는데, 그 때 좀 더 마음을 다해 함께 하지 못한 것이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연락을 드리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우리 인생이 영원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순식간에 사라질 수 있는 안개와 같다는 성경 말씀이 실감이 되었습니다. 저녁에 자고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이 너무 당연한 것처럼 살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루 하루가 주님이 주신 것이라고 말을 하면서도 어느 순간 당연하게 생각하며 마치 내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회개하였습니다. 제자들과 함께 하는 3년의 시간동안 진지하고 심각할 때도 있었지만, 같이 먹고 마시며 하나님이 허락하신 매 순간을 기쁨으로 사셨던 예수님의 마음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내와 주위 사람들을 사랑하는 마음도 깊어졌습니다.
어떤 일들이 왜 일어나는지 이유를 모르는 것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유는 몰라도 그 일이 주는 메시지를 깨달을 수 있다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도 우리에게 유익이 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협력하여 선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선한 손길을 고백하는 기쁨이 이런 곳에도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