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140 불편한 사랑의 축복

2019.09.08 21:21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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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습기가 많고 무덥던 날씨가 약간 선선하고 습기도 낮아진 것 같이 지내기가 한결 좋습니다. 연수를 오면서 매일 사람들을 만나 면담하는 것이 기대가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부담스러웠습니다. 내성적이고 조용히 있기를 좋아하는 저의 성격 때문입니다. 사람들을 만나고, 부딪히고, 반응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때도 있는데 이런 것이 나 만의 고민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고민이라는 것을 깊이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을 정할 때 대부분 익숙한 사람, 도움이 되는 사람등을 기준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기준으로 이루어지는 관계는 자신의 유익을 위한 것이지 예수님이 말씀하신 섬김의 삶과는 매우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목장에서는 예수님을 알지 못하는 분들을 찾아 섬기며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경험하도록 하기 때문에 VIP의 필요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사람을 기도로 품으며 사랑으로 섬기는 과정이 한편으로는 자신의 불편함과 연약함이 다루어 지는 과정입니다.

지난 3년의 사역을 돌아보며 이런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기다려주고, 기도하며 사랑하는 것이 쉽지 않은 때도 있었습니다. 목자/목녀로 섬기시는 분들과 면담을 하며 커다란 동질감을 느꼈고, 위로와 용기를 얻었습니다.

휴스턴 서울교회 목자/목녀들이 목장을 섬기는 기간이 길거나 짧거나 상관없이 누군가를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섬기는 것을 연습하는 과정에서 얻는 아픔들이 많았지만 상처로 남지 않고 예수님을 닮아가는 기회가 되어 사회적인 지위나 그 어떤 축복보다도 귀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VIP나 목원들도 목자/목녀들이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사랑이 깊어지고 풍성해지며 성숙해가는 과정을 보면서 깊이 존경을 하고, 나중에는 자신들도 그런 목자/목녀가 되고 싶다고 헌신하는 것을 봅니다.

타인이었던 우리들이 어설픈 사랑과 섬김을 통해 가족이 되어가는 것이 겪어야하는 과정은 있지만 은혜이고 축복임을 고백합니다. 좋은 날도 있고 어려운 날도 있지만 함께 하는 시간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능력을 경험하게 하시고, 마침내 서로 사랑하는 가족으로 성숙하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은 참으로 신비롭고 놀랍습니다. 서로 사랑하며 그 사랑으로 누군가를 섬길 때 하나님은 새로운 가족을 주실 것입니다. 이 모든 여정을 통해 영광을 받으실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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