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7 수다를 떨면서
2019.08.18 21:44
권은수
토론토에도 저희가 오타와에서 이민생활을 할 때 알고 지내던 몇 가정이 살고 있습니다. 처음 토론토 내려왔을 때는 고향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정겨웠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 사정으로 만나는 기회가 점점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이민을 와서 정착에 대한 고민과 직장등으로 마음을 나누고 함께한 분들을 만나면 늘 훈훈한 분위기에 젖어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함께 지냈던 시간들에 대한 추억팔이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토요일날 그런 정겨운 만남을 2년 만에 갖게 되었습니다. 함께 점심을 먹고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살아가는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웠습니다. 즐겁고 감사한 소식들도 있었지만, 어렵고 힘들었던 이야기들도 있었습니다. 모든 것들이 잘 되면 좋겠지만 우리가 사는 삶은 누구나 크고 작은 인생의 굴곡을 경험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캐나다에 정착하며 직장을 찾을 때 이야기, 자녀들 이야기, 최근 근황들을 이야기 하며 세 가정이 한참 수다를 떨었습니다.
돌아보면 불확실하고 해결해야할 크고 작은 일들이 있었던 시간들인데, 이제는 그런 시간을 잘 헤치고 나온 것이 감사합니다. 그런 시간을 함께 할 수 있는 분들이 있다는 것이 축복임을 고백합니다. 세월이 흐르며 연륜이 쌓이고 성숙해지면서 웃으면서 감사함으로 나눌 수 있는 마음의 여유들이 더 커진 것 같습니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만났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아쉬운 작별을 하였습니다.
우리 신앙생활도 이와 같은 것 같습니다. 지금 하는 많은 고민과 갈등이 주어진 상황은 다르지만 이전에도 해왔던 것들이 많습니다. 돌아보면 그 때를 잘 지내와서 지금 이렇게 서 있는 우리 자신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그 때를 생각하면서 감사함을 나누고 서로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내며 매주 목장에서 수다를 떠는 우리 자신을 보게 됩니다. 시간이 흘러 예수님을 직접 만날 때, 우리는 예수님과 어떤 수다를 떨게 될지 잠시 상상해봅니다.
이민 생활을 하면서 시간을 같이 보내며 서로 도와주고 함께 한 시간들이 있어 지금 수다를 떨면서 행복한 것처럼, 지금 예수님과 같이 잘 지내는 사람이 나중에도 행복한 수다를 떨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