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127 밥에 담겨있는 의미를 아시나요? / 이수관목사

2019.06.09 22:53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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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를 읽어보면 예수님의 사역에는 늘 밥이 등장한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리새인들과도 식사를 하셨고, 세리와 같은 죄인들과도 식사를 하셨고, 제자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낼 때도, 또 부활 후 다시 만나서도, 그리고 베드로의 실수를 위로하시고 다시 사명을 주실 때도 언제나 식사의 자리에서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의 반석위에다 내 교회를 세우겠다(마16:18)’고 하셨으니 3년의 기간 중에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끊임없이 교회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몸소 보여주시고 가르치셨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그린 복음서에서 밥이 그렇게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은 밥을 같이 먹는 것은 다분히 예수님의 의도였다는 것, 그리고 교회와 밥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의심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리고 예수님이 승천하시고 오순절을 통해서 교회가 시작되자마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제자들은 일제히 ‘집집이 모이며 떡을 뗐다’는 사실은 3년간 교회를 보고 배운 제자들에게는 당연한 결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사실 공동체가 함께 먹는 밥의 중요성은 예수님이 강조하시기 전에 이미 하나님의 명령이었습니다. 하나님이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내 앞에 나와서 함께 먹고 마시며 즐거워하라(신12:7)’고 하실 때에 하나님은 이미 밥을 함께 먹는 것을 예배의 연장으로 생각하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식사가 거룩한 예배라는 것을 바리새인들과 율법학자들이 알았기 때문에 예수님이 거룩하지 않은 사람들과 식사를 하는 것을 볼 때 그토록 기겁을 했던 것입니다.

다만 예수님의 식사는 바리새인들을 뛰어 넘어 율법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이었지요. 우리끼리가 아니라 구원 받아야 할 사람들을 불러 자리에 앉히고(마22:9), 함께 은혜를 누리며 앞으로 다가올 영원한 천국의 잔치를 맛보라는 것입니다(눅14:15). 이와 같은 영적인 의미를 안다면 우리가 목장과 교회에서 하는 식사를 좀 더 다른 눈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목장에서 섬기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차린 밥상에 함께 앉는 것은 하나님 앞에서 누리는 거룩한 예배입니다. … <이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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