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 제가 정상이 아닙니다
2019.06.02 22:52
권은수
몇 년 전부터 귀에서 소리가 들리는 이명현상이 생겼습니다. 때로는 작은 소음이지만 때로는 높은 피치의 소음의 들리기도 합니다. 낮에도 불편하지만 저녁에 높은 소음이 들릴 때면 가끔 통증을 느끼기도 합니다. 가정의를 통해 전문가에게 가서 진단을 받았지만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다고 하며 흐지부지 진료가 끝났습니다. 주위 몇 분들에게 기도 부탁을 했습니다. 현재 여건에서 쉽지는 않지만 할 수 만 있으면 몸이 너무 피곤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는 아는 분이 이명현상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처럼 몇 년 동안 고생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한방치료를 받으며 약을 먹고 있는 중인데, 저에게 귀 주위에 있는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것이 좋다고 했습니다. 그 후로 저도 귀 주위 부분을 가끔씩 혼자서 마사지를 하곤 합니다. 감사하게도 언제부터 지속적으로 들리던 이명현상이 들리지 않는 때가 있습니다. 늘 들려오던 소음이 사라지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아 정말 조용한 상황이 될 때, 너무 이상하고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명현상이 생기기 전에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몇 해 동안 이명현상으로 고생을 하다 보니 소음이 있는 것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처럼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상적인 것이 비정상적인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사는 것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뜻을 따라 산다는 것은 아주 어색하고 불편하게 느껴집니다. 자신을 희생하거나 손해보면서 해야 된다는 생각에 기쁨보다는 부담이 앞서기 때문에 쉽게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게 되면 상대방이 알아주거나 주위에서 알아주기를 바라는 기대감이 생기기도 합니다. 어릴 때부터 그런 것을 보며 성장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주는 것이 상대방을 위한 섬김보다는 자기 만족으로 인한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삶은 이런 우리 모습과 반대였습니다.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 기쁨이었고 감사였습니다. 다른 사람을 섬기는 것이 축복이었고 자연스러운 것이었습니다. 예수님이 우리를 부르셔서 제자를 삼으신 것은 예수님 발자취를 따라 살아가는 삶으로 초청입니다. 어색하고 정상이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우리는 그렇게 살도록 창조되었습니다. 우리 안에 죄성이 그렇게 사는 것이 정상이 아니라며 거부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부르심을 따라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삶이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