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116 벽돌이 되어버린 빵

2019.03.24 22:17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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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오기전에 빵을 만드는 것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이것저것 알아보다가 밥솥으로 만드는 카스텔라에 대한 레시피를 알게 되어 신이 난 적이 있습니다. 드디어 집에서 빵을 만들어볼 수 있다는 생각에 직접 해보았습니다. 생각보다 잘 되어 몇 번 만들어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한국에서는 오븐이나 제빵 관련 재료를 구하는 것은 그렇게 쉽지는 않았기 때문에 다른 것들을 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캐나다에 오면서 빵을 만들 기회가 더 쉽게 올 것 같아 제빵 책을 사가지고 왔었습니다.

저희가 살게 된 아파트에 오븐도 있고 제빵 관련된 것을 식료품점에 가면 쉽게 구할 수 있었던 것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제빵 관련 책을 뒤적이다가 Bacon Onion Bread에 대한 것을 보면서 냄새도 좋고 맛도 좋을 것 같아서 재료들을 꺼내서 레시피를 따라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 둘 씩 재료를 준비하면서 보니 베이킹파우더를 넣어서 반죽을 한 다음 냉장고에 넣어서 발효를 하라고 되어 있었습니다.

조금 있던 베이킹 파우더를 넣고 냉장고에 좀 더 오래 두면 되겠다고 생각해서 한 참을 두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잘 발효가 된 것 같아 오븐을 예열하고 구웠습니다. 시간을 맞추어 빵을 굽기 시작했습니다. 빵 굽는 냄새가 나며 제가 기대하는 맛있는 빵을 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오븐을 열었습니다. 제대로 부풀어오르지 않은 빵을 보면서 뭔가 잘못된 것 같아 보였습니다. 오븐에서 꺼낸 빵을 보니 너무 딱딱해서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가정교회 일일특강이 끝나고 연합지역모임을 할 때 어떤 분이 비슷한 고백을 했습니다. 쿠키를 굽는데 베이킹 소다가 없고 조금 넣으라고 해서 우습게 보고 그냥 구웠더니 쿠키 대신 벽돌이 나왔다고 했습니다. 따라 하기는 했는데 저처럼 본인 생각대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씀하면서 앞으로는 성경이 하라는 대로 잘 해야 되겠다고 고백했습니다. 상황에 따라 적당하게 넘어가거나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꿈꾸셨던 교회를 세워 가기 위해 우리가 타협하거나 양보해서는 안될 것들이 있습니다. 저희가 가정교회를 하는 이유가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성경적인 교회는 안 믿는 사람이 믿고, 믿는 사람들의 삶이 변화되고, 신앙생활이 기쁨이 있어야 합니다. 이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삶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는 훈련장이자 배움의 장소인 목장이 있어야 합니다. 끊임없이 VIP를 찾아 사랑으로 섬기며 예수님을 만나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한 주를 살면서 내 삶에 일어나야 할 변화가가 무엇인지 말씀을 통해 돌아보며 헌신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시간과 노력을 드리지만 레시피를 따라하면 맛있는 빵이 구워 지지만, 그렇지 않으면 벽돌이 되어버립니다. 빵을 잘 굽는 우리가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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