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107 계속 되는 고민

2019.01.20 23:28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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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잘못을 해서 부모님께 꾸중을 들을 때가 있었습니다. 자녀가 올바르게 성장하도록 가슴에 새기는 교훈을 들으면서 성장한 것이 돌아보면 큰 축복이라는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부모님의 꾸중을 들을 때는 무섭기도 하고 속상한 마음도 많았었습니다. 때로는 좋은 마음으로 했다가 잘못되어서 혼나는 경우는 억울하다는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가끔 할아버지가 아시게 되면 ‘아이들이 다 그렇지…’라고 하며 제 편을 들어주셨습니다. 그럴 때면, 할아버지가 아시게 된 것이 감사하고 아주 큰 피난처를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어른이 되어 자식을 키우게 되면서 부모님이나 할아버지 모두 저를 사랑해서 그렇게 하셨다는 것을 더 깊이 알게 되었습니다. 저도 자녀를 키우면서 어떤 경우는 부모님과 같은 모습으로, 어떤 경우는 할아버지와 같은 마음으로 다가갈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따끔하게 꾸중하는 것이 더 좋을 때가 있지만, 때로는 할아버지처럼 사랑으로 품어주며 깨닫기를 기다려주는 것이 더 올바른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 있도록 누군가 정확한 기준을 달라고 요구한다면 쉽게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런 고민을 하는 것은 사랑 안에서 자녀를 세워가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결국 ‘사랑의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우리는 “이렇게 해야 합니다!” 또는 “이렇게 해서는 안됩니다!”라는 옳고 틀림에 대해 많이 듣게 됩니다. 또는, “하나님은 죄인을 사랑하십니다!”, “하나님은 모든 죄를 용서해주십니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잘못에 대해 말하는 것 자체를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고민 가운데 맞고 틀린 것을 너무 많이 강조하면 죄에 대한 정죄감이 사람에 대한 정죄로 이어져 사랑안에서 회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아버립니다. 사랑으로 품는 것을 너무 강조하면 무엇이 틀린 것이고 맞는 것인지에 대한 기준을 잃어버립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태어나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까지 사람들과 생활하시면서 이 두 가지를 균형있게 적용하며 사셨습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 두 가지를 우리에게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웃의 잘못에 대해 마음 아파하며 사랑으로 섬길 수 있는 마음을 가지기 시작할 때 우리는 공의와 사랑 두 가지의 균형을 맞추어 적용하는 고민을 건강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이런 건강한 고민을 하는 사람은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알아가게 되고, 맞고 틀린 것에 대해 말을 하거나 죄에 대한 용서를 이야기할 때 하나님의 성품을 드러내는 건강하고 성숙한 제자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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