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098 가끔은 한눈을 팔아야 합니다

2018.11.18 20:47

권은수

조회 수779

무엇인가를 열심히 할 수 있다는 것은 귀한 것입니다. 어떤 것을 깊이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무엇인가를 너무 집중해서 하다 보면 어느 순간부터 집중하고 있는 것만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지난 두 주 동안 회사에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계속 앉아서 일을 하였습니다. 가끔씩 일어나 몸을 움직이지만, 모든 것을 집중해서 하다 보니 시간이 훌쩍 가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깨 근육이 뭉치기도 하고, 눈이 아프기도 했습니다. 한 가지만 생각하다 보니 모든 것이 집중이 되어 머리속에서 맴도는 것 같았습니다.

목장 모임을 하며 한 주를 돌아보니 여러가지 많은 일들이 있었던 한 주간이었습니다. 월요일날 저녁에 심방이 있었고, 목요일 저녁에 원주민 선교를 하는 선교사님을 만났습니다. 퇴근하는 길에 시장을 보기도 하고, 아내가 찍어 보내준 국화꽃 사진을 보며 즐거워 하기도 했습니다. 한 주를 돌아보는 시간이 없었다면 프로그램 개발하느라고 집중했던 일들만 기억되는 한 주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하루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일들을 겪지만 마음과 생각을 채우는 것들을 집중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삶을 더 풍성하게 해주는 것들, 삶에 쉼을 주고 힘을 주는 것들, 삶에 소중한 것들을 소홀히 하거나 놓치기 쉬운 것 같습니다. 때로는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것이 너무 크게 보여서 다른 것들을 생각할 여유조차 갖지 못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교회를 개척해서 사역을 하다 보니 온통 사역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한 저를 보게 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을 개발하다 보면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들이 식사시간에도 떠오르기도 합니다. 그래서, 심각해지고 말이 없어지고 일 중심이 되는 것 같은 마음이 들면 더 한눈을 팔려고 합니다.

점심 시간에 직원들과 나누는 담소도 그런 마음과 생각으로 부터 자유롭게 되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아들이 일하는 가계를 잠시 들려 나누는 짧은 대화도 생각과 마음을 채우고 있는 것으로부터 쉼을 얻게 하는 것 같습니다. 둘째에게 들러 말을 걸고 아내와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려고 노력합니다. 사람마다 방법은 다를 수 있지만 한눈을 파는 것이 삶을 더 자유롭고 활력이 넘치게 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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