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096 해석이 사실을 이긴다 / 안순기 목사

2018.11.04 20:46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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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둘째 아이 고등학교에서 전화가 왔는데요, 결석했으니 리포트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예 저 에이미 아버지인데요, 제 아이가 결석했다는 메세지가 와서 전화했습니다.” “예 잠시만요….. 10학년 에이미안이 1교시에 결석했네요.” “그런가요? 아침에 학교에 갔는데요.” “예 그럼 지금 2교시이고, 착오가 있을 수 있으니까 2교시 선생님에게 확인해 볼께요. 잠시만요” “음.. 2교시에도 결석이라고 하는데요.” 전화 너머로 들리는 학교 선생님의 목소리가 약간 불안한 듯하고, 제 목소리도 좀 더 누그러졌습니다. “어, 그래요?” 하면서 마음 속에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슨 일이지? 땡땡이 칠 아이는 아닌데, 그러면서 땡땡이를 가끔 치는 아이라면 오히려 이 순간이 더 평안할텐데 하면서 마음 한구석에 찬 기운이 확 돌았습니다. “………혹시 셀폰으로 전화해 보셨나요?” “………..에이미는 셀폰이 없습니다. (텍스트로연락은 했는데 답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잠시 서로 침묵……………………………………………무척 무거운 침묵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저쪽에서 “… 오늘 결석자들은 농구팀에 속한 아이들인데……… “ “아 네, 에이미는 농구팀이예요.어제 그랬는데, 오늘 하루 종일 농구 경기하러 간다고 했어요.” 갑자기 나도 그렇고 저쪽도 목소리가 밝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농구 코치가 에이미의 이름을 누락시킨 것 같습니다. 이름을 넣어 달라고 해야겠네요.” “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에이미는 오늘 농구 경기하러 갔습니다.” 이렇게 전화를 마무리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제 아이가 농구 경기를 하루 종일 한다고 이야기했는데, 그것이 생각나서 감사했습니다. 한 편으로는 그 사실을 잊어버리지 않았으면 이렇게 까지 놀라지않았을텐데 했습니다. 또 한가지는 가끔씩 아이가 땡땡이를 치는 아이여도 괜찮겠다고 생각했습니다.농구 시합에 한참일 아이는 아무 생각없이 열심히 운동할텐데, 괜히 엄한 아버지와 학교 행정실에서 약간 긴장을 했습니다. 올바른 정보를 가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버지는 어제 들은 정보를 잊어버리고 있었고, 학교 행정실은 농구 시합에 나간 학생의 명단을 바로 갖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사실은 변하지 않았는데,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있었습니다. ‘수업 대신 에이미는 농구 시합에 나갔다’는 사실이 우리를 놀라게 한 게 아니고, 바른 사실을 알지 못했기에 그로인해 학교에 오지 않았다는 그 당연한 사실을 해석을 할 수가 없어서 우리를 놀라게 한 것입니다.

사람을 대할 때도 그렇고 하나님을 대할 때도 그런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라는 분을 바라볼 때 내가 가지고 있는 잘못된 경험과 정보로 바라보기에 왜곡된 하나님을 만들어 낼 수 있고,이웃과 친구와 가족을 바라볼 때도 내가 가지고 있는 부족한 정보와 경험만으로 분석해서 그런 사람이라고 결론을 내기도 합니다.그러다가 상대도 그렇고 나도 놀라는 일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사실은 놀랄만한 일도 아닌데도 말입니다.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대하실 때 이렇게 대하신 것 같습니다.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무지와 노예근성을 탓하시기 전에 하나님은 그들의 하나님이 되어주셨습니다. 우리에게도 먼저 바꾸라 하지 않으시고 하나님 자신이 먼저 우리처럼 변하셔서 우리에게 오셨습니다. 목장에서 교회 공동체에서 우리를 지체들과 함께 두신 이유가 있다면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하심은 아닐까 합니다.목장에서 좋든 싫든 놀라는 일이 생기기도 하겠습니다. 놀라는 이유를 생각해보면 나를 바라보는 바른 하나님의 시각을 배우라는 하나님의 음성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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