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074 씨앗을 심고 물을 주는 기쁨

2018.06.03 21:39

권은수

조회 수711

시골에서는 농사를 지을 때 한 사람이 귀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면 자녀들이 학교 가지 않는 날에는 같이 농사일을 도와주도록 하였습니다. 저도 시골에서 태어나고 자라면서 부모님이나 동네분들의 농사일을 도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주로 고추같은 작물을 심고 나면 한 포기 한 포기 물을 주는 일을 하기도 하고, 밭에 비닐로 고랑을 만들고 나서 씨앗을 심은 때도 있습니다.

그 때는 심기만 하면 저절로 모든 식물이 잘 자라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해가 지나면서 벌레도 잡아주어야 하고, 필요할 때 비도 적당이 와야 하고, 날씨가 더울 때는 확실히 더워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제가 별로 한 것이 없지만 심은 씨앗이 자라는 것과 물을 주었던 식물들이 많은 열매를 맺는 것을 보고 신기하고 기뻤습니다. 시기적으로 그 때 꼭 필요한 일을 했기 때문에 ‘나도 풍성한 수확을 하는 일에 조금은 보탬이 되었다’는 마음이 들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아파트 발코니에 식물들을 심으면서 수확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혼자서 그 날을 기대하며 미소를 짓곤 합니다.

최근 제가 기도하고 있던 VIP 한 명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1년이 넘는 시간을 기도하며 어느 정도 관계를 쌓아가고 있었기 때문에 많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계속 이곳에 있으면서 예수님도 영접하고 세례도 받고 믿음이 자랐으면 좋겠다는 기대 때문이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뒤로 하고 계속해서 기도하겠다는 말로 마지막 인사를 하였습니다.

예수님을 모르는 분에게 복음을 전하여 예수님을 믿고 신앙이 성장하도록 이끌기 까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또 다시 확인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모든 과정이 전도하는 한 사람을 통해서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여러 사람이 필요한 과정에서 다양하게 전도 대상자를 향한 하나님의 관심을 전하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성령 하나님은 계속해서 그 사람의 삶에 찾아오셔서 예수님을 알도록 인도하실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짧은 만남의 기회라도 복음을 경험하는 통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인간적인 실망에 부딪혀 멈추지 않고, 오히려 저에게 이런 기회를 주신 것을 기뻐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생명이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깨닫고 돌아오는 놀라운 과정의 한 부분 한 부분에 저희가 동역자로 참여하도록 이끄셔서 만남의 축복을 주실 때, 저희의 사랑의 수고가 모여서 큰 수확의 기쁨으로 나타날 그 날을 기대하면서 마음껏 그 기회를 누리는 한 분 한 분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댓글 쓰기

비회원 프로필 이미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