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5 첫 공동의회를 하면서
2018.01.14 22:37
권은수
전통적으로 한국교회들은 한해 회계년도가 끝나고 시작되는 매해 초에 지난 한 해 사역을 돌아보고 새해를 준비하는 회의를 ‘공동의회’ 또는 이와 유사한 이름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회의에서 다양한 삶의 경험과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마음을 모으고, 지혜를 모으며, 상대방의 입장을 듣고 이해하기도 하고, 자신의 입장을 표현하고 동의를 구하며 결론을 찾아갑니다. 전문적인 지식이 도움이 되기도 하고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경험적인 부분들이 회의에 효율성을 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경험이 풍부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회의가 꼭 긍정적인 결과를 가지고 오는 것은 아닌 경우도 있는 것 같습니다. 서로 좋은 의도를 가지고 모여서 의견을 주고 받지만, 서로 다른 생각의 차이로 인해 마음이 상하기도 하고, 자신의 방법과 입장을 주장하며 어려움을 주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몇몇 사람의 결정으로 마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은혜로 넘어가자는 이야기들이 나오기도 합니다.
교회에서 회의를 하는 이유는 주님이 우리에게 주신 ‘영혼 구원하여 제자를 삼는 사명 공동체’로서 교회가 그 역할을 다 하기 위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 역할을 잘 감당하기 위해서 회의는 사람의 뜻을 모으는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을 찾는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찾는 회의가 되기 위해서는 회의에 참석하는 분들이 ‘영혼 구원하여 제자를 삼는 사명 공동체’로서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먼저 기도하며 준비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준비되면 이런 저런 불평을 토로하는 시간이 되지 않고, 그 사명을 감당하도록 기회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 드리는 마음이 생기고, 함께 그 사명을 이루어가는 형제자매가 귀하게 보이게 되고, 사역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이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 자신이 무엇을 할지 고민하며, 사역에 대한 큰 그림을 이해하고, 사역의 어려움이 무엇인지도 알게 되어 서로 도와주는 건강한 분위기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매년 한 번 하는 정기 공동의회도 이런 원리 가운데서 이루어지기를 원합니다. ‘함께 세워져 가는 교회’ 공동체 구성원으로 지난 한 해를 보내며 감사한 것들을 고백하고, 영혼 구원하여 제자 삼는 사명을 마음과 뜻을 모아 같이 이루기 위해 할 수 있는 것들을 생각해봅시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주 안에서 함께 할 때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고, 우리에게는 감사와 기쁨을, 세상에는 소망과 도전을 주는 멋진 교회로 세워질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