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049 천천히 평온하게

2017.12.03 22:08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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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주는 여러가지 일들로 매일 저녁마다 바쁜 시간을 보냈습니다. 모두가 값진 일들이지만 수요일날 보게된 ‘서서평'영화가 가장 마음에 큰 감동을 주며 나를 돌아보게 하였습니다. 모두 함께 관람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어 같이 나누고자 합니다.

‘천천히 평온하게'살아가고자 자신의 한국이름을 ‘서평'이라고 지은 독일출신 미국 선교사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독일에서 미혼모의 딸로 태어나 어머니에게 버림을 받고 할머니와 함께 생활하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자신을 버리고 미국으로 이민가서 살고 있는 어머니를 찾아 12살때 대서양을 건너갔습니다. 어머니와 재회도 잠시, 독실한 카톨릭인 어머니는 딸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개신교인이 되었다는 이유로 다시 쫓아내었습니다. 조선에서 선교사역을 하다 안식년으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초라하고 수척한 모습에 한복을 입고 나타난 자신을 끝내 거절하는 어머니때문에 세 번째 버림을 당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간호학교를 졸업하여 간호사가 되고 성경학교에서 공부를 한 후 조선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지원하여 미국 남장로교선교부 간호 선교사로 1912년 32세 나이에 파송받아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한복을 입고, 한국 음식을 먹으며 간호사역과 함께 복음을 증거하며 22년동안 광주지역을 중심으로 간호선교 사역을 하다가 하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버림받는 자의 아픔을 앞서 경험한 선교사님은 가족과 사회로부터 버려진 한센병 환자들을 돌보고, 어려운 삶을 살고 있던 고아와 과부들을 돌보고 힘없는 여성들의 어머니 역할을 했습니다. 그리고, 교육선교에도 기여하여 신학교와 간호분야에서도 많은 일들을 하였습니다.

영화를 보며 서서히 평온하게 살고자하는 자신의 바램처럼 살지는 못했지만, 한결같은 모습으로 예수님의 사랑과 섬김을 전하는 삶을 살았다는 것이 감동이 되었습니다. 선교사님의 가슴 깊이 자리잡고 있었을 버림받은 것에 대한 상처를 승화시켜 버림받은 자의 아픔을 이해하고 돌볼 수 있도록 이끄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놀라왔습니다.

살다가 보면 이렇게 저렇게 크고 작은 상처들을 받으면서 마음의 문이 닫히기도 하고, 사람들과 관계에서 수동적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반항적이거나 비관적인 사람이 될 수 있는데, 서서평 선교사님 이야기는 그리스도로 채워지는 우리에게는 상처로 남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강점이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선교사님 방 벽에 ‘성공이 아니라 섬김'이라는 글이 붙어 있었다고 합니다. 누군가와 경쟁에서 이겨야, 남들보다 더 뛰어나야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한 우리 시대에 다른 사람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섬김으로 함께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삶을 꿈꾸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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