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036 아들과 함께 예배했습니다

2017.08.27 22:49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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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엄마가 좋아하는 목사님이 온다고 하며 아들에게 코스타를 갔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모든 것이 한국어로 진행되고 상당히 빡빡한 일정이어서 아들에게 권하는 것이 부담이 되었지만, 결정은 아들 몫으로 남겨두었습니다. 평신도 세미나와 달리 이번에는 혼자 가야만 한다는 것을 알고나서도 가겠다고 하는 아들이 기특했습니다.

수요일 저녁이 되어 저녁 집회에 아내와 같이 참석하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많은 사람과 함께 찬양을 드리며 몇줄 앞에 있는 아들을 발견하고 같이 서서 찬양을 하였습니다. 손을 들기도 하고, 가끔 울먹하는 아들 옆에서 예배를 드리며 지난 일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지나갔습니다.

저와 아내의 부족함으로 자녀들을 잘 배려하지 못하였고, 목회자 자녀로 살아가면서 고난과 연단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체 함께 감당해야 했었고, 힘든 십대를 지나면서 하나님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져가는 것을 보며 많은 갈등과 고민이 있었습니다. 여러가지로 힘들었지만, 억지로 강요하는 신앙생활 보다는 하나님을 만나고 회복되는 때까지 아들의 울타리가 되어야겠다는 마음을 주셔서 기도하며 기다리고, 사랑하며 인내하고, 품어주고 이해하는 과정들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그 시간을 지나며 목회자의 자녀가 방황한다는 부끄러움이 아니라, 목회자의 자녀도 방황할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마음에 평안이 왔고,죄인을 부끄러워하지 않으시며 한결같이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더 알게 되었습니다.

함께 예배를 드리며 그런 어려운 시간을 지나면서 인내 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시고, 이해할 수 있도록 깨닫게 하시고, 기도하며 견딜 수 있도록 이끌어주신 하나님이 ‘참 잘 견뎠다'라고 하시는 것같았습니다. 언제인지 정해진 기간 없이 때로는 가슴조리며, 때로는 작은 변화에도 감사하며, 한 걸음씩 걸어가면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에 대해 참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우리의 연약함을 강함으로 변화시키시는 하나님의 지혜가 놀랍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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