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020 기도에 바로 응답하지 않으시는 하나님

2017.05.07 23:50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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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바로 옆에는 캐나다 연합교단 교회가 있습니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봄철 Garage Sale을 크게 합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시간을 내어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사기도 하고, 지나가던 분들이 들려서 필요한 것들을 사기도 합니다. 7년을 이곳에 살면서 두어번 갔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제 새벽기도를 마치고 오는 길에 Garage Sale 사인을 보았습니다. 갑자기 아내랑 잠깐 다녀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토요일은 주일 사역을 준비하고 설교준비도 해야하기 때문에 설교준비를 마치기 전까지는 급한일이 아니면 움직이지 않아서 제 스스로도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 비가 와서 밖에도 못나갔는데 잠시 가자고 했습니다.

점심 시간쯤이라 많은 사람들이 와서 물건을 사느라고 붐비었습니다. 종류별로 모아놓은 코너를 돌다가 마음에 드는 그릇이 있어 사려고 했는데 비싸서 선뜻 사지 못했습니다. 둘러보고 나오려고 하는 길에 친교실에서 옷가지를 파는 것을 알게 되어 잠깐 들렀는데, 5불에 쓰레기 봉투 1장에 옷을 가득 담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아내가 이 옷 저 옷을 골라 담으면서 본인에게 맞으면 입고, 아니면 필요한 곳에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옷을 담고 나올 때쯤 오후 1:30분이 가까워 마감분위기가 되어 몇 가지 그릇들도 싼 값에 살 수 있었습니다.

집에 와서 사가지고 온 옷을 입어보면서 함박 미소를 짓는 아내를 보면서 감사하기도 하고, 잘 챙겨주지 못해서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LA 세미나 가기전에 옷을 사고 싶었는데…’하면서 하나님이 내 마음에 작은 소원을 아시고 이렇게 많은 옷을 주셨다며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작은 소원도 응답하시는데 마음에 간절한 소망은 왜 안들어주시지?’하며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렇지요! 마음에 작은 소원은 응답하시면서 눈물 흘리며 간절히 기도하는 제목에는 바로 응답하지 않는 하나님이 야속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정말 하나님이 나의 기도를 듣고 계신가?’하는 의심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내 마음에 있는 작은 소원을 응답하시면서 함께 하심을 보여주시고 우리를 격려해주시는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기 원합니다. 하나님은 간절한 소망에 대한 응답 그 자체보다 그 과정을 통해 이루고자 하시는 큰 뜻이 있기 때문입니다. 응답의 과정 속에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며, 하나님을 더 깊이 알아가고, 기도하는 나 자신을 변화시키는 축복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나의 절박한 소망을 믿음으로 하나님께 맡기고 ‘응답을 기다리며 제가 무엇을 하기 원하십니까?’라고 하나님의 얼굴을 구할 때, 모든 것을 협력해서 아름답게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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