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9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 이수관 목사
2017.02.20 21:06
권은수
한국에 잘 다녀왔습니다. 지난 주말과 주초에 성남 성안교회와 안양 은광교회 두 곳에서 연이어 집회를 하고, 바로 이어진 한국 목자 컨퍼런스에서 강의를 하고 토요일날 강의를 마치자마자 공항으로 출발하여 비행기 시간에 맞출 수가 있었습니다. 두 교회는 목사님들이 지역 목자도 하시는 주축 가정교회들인데 꼭 필요할 때 필요한 메시지가 전해졌다고 담임목사님과 교인들이 좋아했고 저
도 보람이 있는 집회였습니다.
집회 중에 오후에 잠시 쉬면서 호텔에서 TV를 켰다가 “무한도전”이라는 프로를 보게 되었습니다. 내용은 여자 프로 복서에 관한 것이었는데 개그맨들 몇 명이 3개월가량 같이 지내면서 챔피언과 도전자를 개인적으로 조명하면서 마지막 경기까지 찍은 프로그램 이었는데 감동과 재미가 있었습니다. 챔피언은 북한에서 탈북하여 갖은 고생을 겪다가 지금은 프로복서로 세계 챔피언이 되어서 두 번째 방어전을 갖는 최현미라는 선수였고, 도전자는 일본의 쓰바다라는 선수인데 이 선수역시 불우한 가정에서 태어나 갖은 고생 끝에 챔피언에 도전하게 되었는데 시합을 한 달가량 남기고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이 시합을 아버지께 바치고 싶다는 비장한 각오로 훈련에 임했습니다.
두 선수 다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하고 드디어 시합 날이 되었습니다. 한 라운드에 2분씩 총 10라운드를 싸우는데 1회전이 시작이 되고 얼마 안 되어서 나도 모르게 눈에 눈물이 흘렀습니다. 너무나 가냘픈 19살의 여자 선수들이 서로를 향해 뻗는 주먹에 얼굴이 돌아가고 다운이 되는 모습이 애처로와서 나도 모르게 흐르는 안타까움의 눈물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눈물은 10회전이 끝날 때까지 그칠 줄을 몰랐는데, 처음에는 애처로움의 눈물로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감동의 눈물이었습니다. 육체의 남은 힘은 모두 소진이 되고 두 사람 다 본능적으로 뻗는 난타전에 눈은 붓고, 쓰러질 듯 쓰러질 듯 버티어내는 그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감동을 넘어서 아름답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저만 눈물을 흘렸던 것이 아니고 그 프로그램을 찍던 개그맨들이 모두 울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몹시도 아름다웠습니다. 눈물을 흘리다가 문득 내가 이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듯이 하나님도 우리의 모습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고 계시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신앙 생활을 통해서 자신의 몸을 쳐서 굴복시킨다는 얘기를 하면서 신앙생활을 권투에 비교합니다. (고전9:26-27) 그런데 만약 우리가 신앙생활 가운데서 숨이 턱에 찰 정도의 어려움을 버텨내면서 자신만의 그 선한 싸움을 싸워 나갈 때 하나님이 그런 우리를 지켜보시면서 이런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계실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그런 삶이 꿈꾸어졌습니다. 하나님의 눈에 눈물을 심어드리는 그런 삶을 살고 싶습니다. 하나님의 눈에 감동의 눈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