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7 주차장이 바뀌었습니다
2017.02.06 23:14
권은수
저희 가정이 7년째 살고있는 아파트는 아파트 주차장 진입로에 가까이 위치해 있고, 건물에 들어오는 문이 주차장 진입로 바로 옆에 있어 다니기가 편합니다. 저희가 사용하는 주차장은 저희 아파트 정반대편에 있어 물건을 내리거나 필요한 짐을 실을 때 저희 아파트 옆에 있는 문 쪽에 차를 세우고 물건을 내리거나 실어야 했습니다. 저희가 이사 올 때 저희 아파트 가까운 곳 주차장들을 다른 세입자들이 사용하고 있어 선교여행이나 수련회등으로 가져갈 짐이 많을 때는 많이 불편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저희 아파트 쪽 입구 근처에 주차장이 몇 개 비게 되어 저희 아파트 관리하시는 분에게 주차장을 옮기고 싶다고 두 번이나 말씀을 드렸습니다. 작년 말에 은퇴를 할 때까지도 답을 듣지 못했습니다. 건물을 관리하는 오피스에 연락하면 될 것 같은데, 제가 원하는 것처럼 진행 되지 않았습니다. 작년 말에 교회를 개척하며 매주 여러 가지 물품을 가지고 나오면서 ‘아! 바로 앞에 있는 주차장을 사용하면 좋겠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물품을 보관하는 캐비닛을 사면서 그런 마음을 가졌던 것도 잊고 지냈습니다.
아침에 새벽기도를 마치고 집에 오는 길이나 회사에 출근하는 길에 복도 청소를 깔끔하게 하는 새로운 관리인과 마주치면 짧게 인사를 합니다. 한 주쯤 전 아침 출근길에 관리인을 만났는데 저희 아파트 앞 주차장이 비었는데 옮기겠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감사한 마음으로 그렇게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 날 저녁에 받은 신청서를 제출하고, 이틀 전에 새로운 주차장 번호가 적힌 스티커를 받아 차 앞유리창에 붙이고 해당 주차장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기분이 참 좋고 감사했습니다. 저는 바쁜 일상으로 인해서 잊고 있었는데, 하나님은 새로 온 관리자의 마음을 움직이셔서 주차장을 바꾸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왜 지금일까? 이전에 있던 관리인한테 부탁할 때 바꾸어 주셨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기도하고 잊어버린 것까지도 기억하시고 응답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다시 한번 깨닫고 용기를 얻는 저의 모습을 보면서 ‘아하~ 이것 때문이구나'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하나님께 불평했더라면 지금 참 죄송한 마음이 들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절실한 마음으로 기도하지만 응답되지 않거나, 마땅히 응답되어야 할 것 같은 기도에 하나님이 침묵하실 때 실망감과 함께 하나님에 대한 서운함이 몰려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의 기도 생활을 통해 배운 것 하나를 나누고자 합니다. 믿음이 연약하면 기도에 대한 응답으로 하나님을 판단하지만, 믿음이 성숙해가면서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 아는 것으로 기도 응답을 판단하게 되는 지혜입니다. 내 마음에 있는 간절한 소망이 응답되지 않고 있을 때 , 하나님이 주시는 최선의 것을 발견할 수 있는 우리가 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