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430 흘기는 눈

2025.04.06 16:19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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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을 한 걸음 떨어져서 살피고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그러나, 어디서 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할 때가 있습니다. 자신이 설정한 테두리 안에 습관적으로 머물러서 하나님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자신의 삶을 들여다볼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찰의 주체는 우리 자신이 아니라 우리가 예수님 닮아가도록 쉬지 않고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성령 하나님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성장과 성숙은 우리가 원하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이 되어가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날카로운 칼도 종이를 반복해서 자르면 어느 순간 칼날이 무디어집니다. 매일 확인하면 칼날의 예리함이 변하지 않는 것 같지만 처음 사용할 때와 비교해보면, 사용감이 많을수록 무디어진 정도가 심해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바쁜 일상이나 하루가 느슨하게 가는 일상이나 모두 우리를 무디어지게 만드는 부분이 생깁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 중심적인 성찰로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의 변화와 성장을 인지하고 나가기가 쉬지 않습니다. 이런 이유에서도 날마다 성령의 충만함과 인도하심을 받는 것은 하나님의 의도(뜻)이 이루어지는 삶이 되기를 갈망하는 모든 성도들에게 꼭 필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깨어있어서 우리 삶에 일어나는 일을 하나님의 관점에서 보고 반응하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인지 모릅니다.

몇 일전에 퇴근하는 길에 큰 도로에서 집이 있는 방향으로 길을 들어섰습니다. 일시정차 표지판이 있는 교차로를 지나면서 제가 가는 진행방향에 서 있는 차량을 발견했습니다. 길 한 가운데 학교 앞 서행을 알리는 표시가 있어, 차량이 그 곳에 그대로 서있으면 교통에 방해가 되기 때문에 금방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하지만, 차량은 그대로 있었고, 저는 도로 가운데 표지판과 차량 사이를 조심스럽게 지나와야 했습니다. 지나오면서 무심결에 차량에 있는 운전자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았습니다. 다시 앞을 주시하고 운전을 할 때, “지금 너의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니?”하는 성령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았습니다.

열심히 바쁘게 살고 있다는 것이 마음의 여유를 잃어버릴 타당한 이유는 될 수 없습니다. 도로 갓길에 서 있으면 지나가던 차량이 속도를 줄이고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는 친절을 경험했고, 그런 친절을 보여주었던 모습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하나님은 제가 배려를 받을 만한 자격이 있어 배려해주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켜 주셨습니다. 주차해 있던 운전자를 흘기는 눈으로 바라본 저에게 성령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통해 저의 상태를 바라보는 성찰이 일어나게 하셨습니다.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영적 무디어짐이 하나님의 관점에서 재조명되어질 때, 부르심에 합당한 삶을 살기 위해 나갈 방향을 점검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사람이 되도록 하나님의 관점에서 우리 삶을 성찰하게 하시는 은혜를 고백하는 감사가 가득하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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