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408 밥 투정, 반찬 투정

2024.11.03 14:08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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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쌀밥은 집안에 어른이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드시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식구들은 보리밥을 한 동안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할아버지가 자신의 쌀밥을 저에게 덜어주면 당연한 것처럼 먹었던 부끄러운 기억이 있습니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 김치, 풋고추, 고추장을 반찬으로 주셔서 먹지 않았던 일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다양한 반찬을 쉽게 준비하거나 살 수 있지만, 그 때만 해도 농촌에서 도시락 반찬을 자녀들의 입맛에 맞게 준비하는 것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고, 김치와 풋고추를 반찬으로 주셨던 어머님의 마음이 어떨지 생각도 해보지 못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변변한 것 하나 없는 시골에서 자녀들 키우느라 부모님이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우리가 날마다 먹는 밥과 반찬이 식탁에 오르기까지 저절로 된 것은 하나도 없다는 것을 기억할 때마다 먹을 수 있음이 축복이고 은혜라는 마음이 듭니다. 좋은 날씨와 여러 사람의 손길을 통해 길러지도록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가 있습니다. 농부를 비롯한 여러사람들의 수고가 있어 편리하게 식재료를 공급받고 있습니다. 가족에게 맛있는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날마다 수고하는 주부들의 사랑의 섬김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조금 더 깊이 이해한다면 식탁에 앉을 때마다 깊은 감사의 고백이 있을 것입니다. 만약 여러가지 이유로 탐식을 한다든가, 편식을 한다든가, 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상황이라면 그런 감사와는 거리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아낌없이 베풀어 주셨고, 지금도 생각하거나 구하는 것 이상으로 공급하시며 함께 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이 얼마나 우리를 사랑하고 계시는지 깊이 생각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요? 범사에 감사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탐식을 하는 것처럼 내게 주신 것에만 몰두하거나, 편식을 하는 것처럼 원하는 것이 없다고 불평을 하거나, 음식 섭취를 거부하는 것처럼 하나님이 하신 것에 관심조차 없다면 어떨까요?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하셨고, 지금 하고 계시는 것들을 깊이 묵상하며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마음을 다해 드리는 감사의 제사를 날마다 올려드리는 영광스러운 삶을 누리는 복된 자녀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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