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404 가다 보니 길이 아니었습니다

2024.10.06 11:30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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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야외예배를 드린 곳은 호수 주변으로 산책로가 여러 곳으로 나 있었습니다. 호수 주변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니, 연어가 시냇물을 따라 올라오는 곳도 있었습니다. 높은 다리 위에서 주변을 내려다보는 풍경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한참을 서 있다가 길을 따라 내려갔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산책로를 갈 때는 제 휴대폰에 설치된 앱을 통해 길을 확인할 때가 많습니다. 앱으로 길을 확인하고 걸어가는데 갑자기 주택가 길이 나와서 조금 더 가면 다시 산책로로 가는 입구가 있겠거니 하고 걸었습니다. 아내가 아무래도 길을 놓친 것 같다고 해서 앱을 보니, 이미 갈림길을 지나 왔습니다. 다행이 주택가에서 샛길이 있어 다시 산책로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며 걸어야 하는 길과 걸을 수 있는 길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처음 산책로를 따라 걷기로 한 길이 저희가 걸어야 하는 길이었습니다. 그런데, 산책로와 주택가로 가는 갈림길을 놓치는 바람에 걸을 수 있는 길을 따라 어느정도 걷고 나서야 ‘아~ 이 길이 아니구나’하는 것을 깨닫았습니다. 산책을 한 것이니 조금 더 돌아서 걷는 것으로 마무리 될 수 있었습니다. 만약에 한참을 더 걸어가서 다른 길로 온 것을 인식을 했다면, 더 많이 돌아오는 수고를 해야 했을 것입니다. 길을 다시 찾아서 돌아오면서 보니 저희가 걸었던 길 옆으로 작은 입구가 있었습니다. 조금만 주위를 살폈다면 제대로 찾아서 갔을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잘못된 길을 많이 가지 않아 깨닫게 하신 것이 감사했습니다.

신앙생활도 어떤 면에서는 길을 걸어가는 것과 같습니다. 제가 길이 맞다고 생각하고 걸어갔던 것처럼 많은 사람들은 자신들이 걷고 있는 길이 옳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걸어가는 길에서 ‘주님, 이 길이 맞습니까?’라는 고민을 하기보다 주님의 이름으로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에 집중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하나님 아버지가 원하시는 뜻을 놓치고 습관적으로 걸어가다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못된 길을 알지 못하고 갈 때에도 하나님은 저희가 걸어가는 길이 잘못된 길임을 깨닫고 하시고, 마침내 마땅히 걸어가야 하는 길로 인도하여 주시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그 좋으신 하나님 아버지의 자녀로 이 땅을 살아가는 영광스러움을 누리게 하심을 찬양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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