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393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은혜

2024.07.21 16:40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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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산책을 하다 근처 이웃집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를 보았습니다. 튼튼한 나무 윗부분에 넓게 가지를 뻗어서 푸른 잎으로 가득한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그런 나무를 한동안 바라보며 “벌써 저렇게 자랐구나!”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몇 년 전 그 나무를 보았을 때, 다른 나무들과 별차이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주인이 나무 줄기 중간 부분까지 남기고 그 윗부분을 모두 잘라버렸습니다.

집 앞에 덩그러니 줄기만 가지고 서있는 나무를 보면서 “도대체 왜 저렇게 흉하게 만들었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다음 해에 잘린 줄기에서 가느다란 가지들이 자라나기 시작했지만, 모양새가 그렇게 좋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다시 보니 “아~ 이런 멋진 나무를 만들려고 그 때 줄기만 남기고 잘랐구나!”하는 감탄이 나왔습니다. 집주인이 나무를 정말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무를 심어두고 자라는 대로 내버려 두고 가끔 적당히 가지치기만 할 수도 있었겠지요? 그러나, 자신이 심은 나무를 아니까 볼품이 없어보여도 과감하게 잘라버리고 몇 년 동안 기다린 끝에 저렇게 멋진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게 한 것을 보며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님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무엇보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며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축복이 분명합니다.

신앙생활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우리 일상에서 만나며 사는 것입니다. 때로는 초자연적인 만남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은 우리 일상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동행을 깨닫고 그 분의 손길을 경험하며 반응하는 경우가 훨씬 많이 있습니다.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동행하는 주님을 인식하고, 그 분이 일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 일에 동참하는 결단을 하는 것은 엄청난 일입니다.

싹뚝 잘려서 볼품없는 줄기만 있는 나무 이상을 못 보며 실망하고 판단하는 것처럼,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의 표면적인 것만 본다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일까요? 하나님이 우리 눈을 열어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게 하시고, 그 분의 일에 동참하는 영광스러운 삶이 되게 하신다는 고백이 가득한 삶의 되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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