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390 무디어진 칼날을 다시 세우듯

2024.06.30 13:31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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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할아버지 댁에서 성장하며 많은 것을 보고 배웠습니다. 그 중 하나가 칼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농사를 지을 때 낫의 날을 잘 세워 처음 사용할 때는 풀을 아주 쉽게 벨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주 사용하면 날이 어느새 무디어져 풀을 베는데 힘이 듭니다. 그렇게 부드러운 풀이지만 어느새 날카로운 날을 무디게 합니다. 할아버지는 사용하는 연장의 날이 무디어지면 수동식 물 펌프가 있는 근처에 앉아서 한참동안 정성스럽게 날을 세우곤 하셨습니다. 숫돌에 무디어진 날이 갈리며 슥슥 소리가 납니다. 그리고, 어느새 다시 예리하게 날이 세워져 이전처럼 잘 사용할 수 있는 연장이 됩니다. 저도 옆에서 보고 해보았지만 칼날을 세우는 할아버지 솜씨를 따라갈 수가 없었습니다. 오랫동안 해오신 경험을 몇 번의 노력으로 어떻게 따라 갈 수 있겠습니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은 당연합니다.

올 해 캐나다를 위한 기도를 한 주간 하면서 우리가 사용하는 도구 뿐 아니라 신앙생활도 주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늘 성경을 읽고, 늘 기도를 하고 있다고 주님과 관계가 항상 좋다고는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부드러운 풀에 날카로운 날이 어느새 무디어지는 것처럼 일상에서 조금씩 주님과 관계가 무디어져서 어느새 영적인 무감각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여러가지 제목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기도를 했지만, 이번에 기도하며 캐나다를 위한 기도가 너무 막연하다는 생각도 들도, 얼마나 기도가 응답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난 두 주간 감기때문에 잠을 설치고 고생을 하면서 몸도 마음이 많이 지쳐서 더 그렇게 느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영적인 부분이 많이 무디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날이 무디어지면 그 정도에 따라 육안으로 구별할 수도 있고, 손으로 날을 만지면서 무디어진 부분을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캐나다를 위한 기도를 하면서 저에게는 무디어진 부분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사역의 기회들은 우리가 쓰임 받는 축복의 시간이기도 하지만, 우리의 연약함과 무디어진 부분을 점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우리가 평범한 일생이나 진지하게 주님의 얼굴을 구하는 사역이나 구분없이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그 뜻이 이루어지는 일에 동참하고 있음을 말씀과 성령의 인도로 확증하며 살고 있다면 영적으로 결코 무디어진 삶이 아닐 것입니다. 임마누엘 –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코람데오 – 우리가 그 분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런 멋진 삶을 살아가는 거룩하고 영광스러운 삶으로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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