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366 히브리서를 마치면서

2024.01.14 23:54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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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개척하면서 강해설교를 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성경을 한 권씩 정해서 해 오고 있습니다. 처음에 몇 가지 주제 설교를 제외하면 오늘까지 모두 9권의 성경책을 마치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익숙한 본문으로 준비하는데 여유가 있었습니다. 때로는 친숙하지 않은 본문을 가지고 오랫동안 씨름을 하기도 했습니다. 어떤 때는 말씀을 준비하면서 핵심과 내용이 물이 흐르듯 풀어지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어떻게 풀어가야 할 지 고민하며 전전긍긍하기도 했습니다.

본문속에서 저에게 개인적으로 주시는 주님의 음성을 듣고, 공동체에게 전하려는 말씀이 무엇인지 분별하여 설교준비를 하는 시간은 여전히 영적인 씨름입니다. 말씀을 준비하며 다듬어지고 성숙해지는 부분이 있어 감사합니다. 한편으로는, 여전히 부족하고 채워지지 않은 갈급함이 있습니다. 변화와 성장이 필요하지만 마음처럼 잘 되지 않아 주님 앞에서 답답함을 토로하며 도우심을 구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설교자로서 제 자신을 돌아볼 때, 아직도 많은 성장과 변화가 필요합니다. 많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성장하고 있다는 것만으로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히브리서를 받은 성도들처럼 우리가 주님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 순조로울 때도 있지만, 때로는 힘겨운 씨름이 될 수도 있습니다. 평탄한 길을 구하지만 거친 들판을 걸을 때도 있고,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우리를 회복케 하는 오아시스 같은 쉼을 얻기도 합니다. 히브리서를 받은 분들은 예수님을 믿는 것을 선택함으로 자신들이 속한 유대 공동체에서 엄청난 어려움을 겪은 성도들입니다. 그런 어려움을 극복하며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 열정적인 모습을 히브리서를 준비하며 보았습니다. 때로는 앞이 보이지 않는 것 같은 영적 어두움을 대면하고 두려워하고 연약함도 보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알고 이들에게 편지를 보내서 격려하고, 위로하고, 훈계하며, 공감해주는 히브리서 기록자의 마음을 좀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근거해서 인생의 성공과 실패를 저울질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물질적인 부요함이 성공이며 축복이라는 가치관이 팽배한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잘되는 것이 곧 잘 사는 것이라는 현실인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문화입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에게 “온갖 좋은 일에 어울리게 다듬질해 주셔서 [하나님]의 뜻을 행하게 해 주시기를“, “우리 가운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바를 이루시기를“ 구하는 기도가 마음에 깊이 남습니다.

오순절날 예수님이 약속하신 것처럼 성령 하나님이 임함으로 시작된 신약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공동체입니다. 교회는 평안할 때는 평안함 속에서, 어려울 때는 어려움 속에서 예수님을 통해 구원을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기뻐하는 뜻을 개인적인 삶에서 뿐 아니라 함께 이루어가는 삶을 사는 공동체입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예수님을 닮아가도록 인도하시는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님이 필요한 분들이 예수님을 알도록 하는 통로가 되어 갈 때, 영혼을 구원해서 제자를 삼는 교회 존재 목적으로 이루는 하나님 중심의 건강한 공동체로 세워질 것입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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