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358 내 마음속 들여다보기

2023.11.19 23:48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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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물건을 트럭으로 배달을 받을 때, 물건을 잘 쌓고 옮기기 쉽도록 바닥에 판을 놓습니다. 이런 판은 대개 나무로 만들지만, 플라스틱 재질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나무로 만든 판은 재생업체가 있어 다시 사용합니다. 플라스틱 재질로 만든 판은 그렇게 하는 곳을 찾지 못해 쌓이게 되면 처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지만, 플라스틱 재질의 판이 필요한 분들이 있어 연결이 되면 상부상조하게 됩니다.

이번에는 어떤 분이 7개를 작은 승용차 지붕에 싣고 가겠다고 했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고 퇴근 시간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은 상태로 가려는 것이 너무 무모해 보였습니다. 이야기를 나누어도 듣지 않고 막무가내로 한참동안 씨름을 하는 모습을 지켜 보았습니다. 고민을 하다 다가가서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 그렇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제 차로 토요일날 갖다 주겠다고 설득을 했습니다. 첫 말이 배달비는 못 준다는 것이었습니다. 무료로 배송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주소를 받고 보니 저희 집에서 고속도로로 30분이나 떨어진 곳이었습니다. 그리고, 어제 눈 부신 햇살이 내리쬐는 이른 아침에 온타리오 호수를 바라보며 잘 배달을 했습니다.

이번 일을 겪으면서 몇 가지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먼저, 누군가에게 친절을 베풀려고 할 때, 상대방이 호의에 반응하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고맙다‘라고 말이라도 하기를 바라고, 그 말이 진심임을 말과 표정에 담아내기 원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 무엇을 위해 친절을 베풀려고 하는지에 동기에 대한 것입니다. 위험해 보여서, 제 마음이 불편해서, 주위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 이런 저런 이유 때문이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아무런 대가 없이 베풀려고 하는지 제 마음 속을 자세히 들여다 보는 기회였습니다.

우리는 이성과 감정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무엇을 해줄 때, 상대방의 반응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런 반응이 우리가 지속적으로 친절을 베푸는 것에 큰 영향을 주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태도나 합당함에 관계없이 무조건적인 풍성한 친절을 베푸시는 하나님으로 부터 얼마나 큰 영향을 받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로 고민하고, 예정에도 없었던 배달을 하는 시간을 가지며 저를 대하는 하나님의 따뜻한 보살핌을 깊이 생각하며 감사했습니다. 내리쬐는 따사로운 햇살이 하나님의 사랑 가득한 손길 같았습니다.

누군가 베푸는 친절의 가치를 모르고, 친절에 대한 반응조차 없을 때 친절을 베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러나, 그곳에 우리를 대하시는 하나님의 따뜻한 손길이 얼마나 귀한 지 경험하는 축복을 누립니다. 모든 상황에서 주님을 깊이 만나는 BTIC 가족들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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