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353 화분을 들여 놓아야 합니다

2023.10.15 21:45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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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따스할 때는 아직도 포근한 날씨지만, 밤에는 온도가 10도 아래로 떨어지며 상당히 추워졌습니다. 매년 이 때쯤 되면 베란다에 있는 화분을 보며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아파트라 화분을 둘 공간이 별로 없어 모든 화분을 다 안으로 가지고 올 수 없기 때입니다. 일 년생 화분은 정리를 하고 다년생은 가능하면 겨울을 나도록 집안으로 두려고 하지만 결국 선택을 해야 합니다.

올 해는 화분이 여러 개로 늘어서 더 고민입니다. 주위에 원하는 분들이 있으면 나눠주려고 하는데, 분양을 원하는 분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들은 실내에 화분을 들이는 숫자를 줄여줬으면 합니다. 아내는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고, 푸른 식물이 있으니 좋다고 합니다. 파인애플 화분 두 개, 제라니움 화분 몇 개와 스파이드 플랜트도 두 개나 있습니다. 여름 내내 푸른 싱그러움과 화려한 꽃들을 피워 더욱 마음이 쓰이는 것 같습니다. 깻잎처럼 가을이 되면 결실을 맺고 마무리 되면 고민이 없는데, 이런 화분들은 겨울을 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하는 것 몇 개만 들이고 나머지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할 텐데, 형편도 안되는데 겨울을 나게 하려는 미련을 갖고 있어서 그럴 까요?

선택의 갈림길은 화분 관리 뿐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도 자주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럴 때, 선택의 기준이 분명하면 조금 더 쉽게 결정할 수 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지만 때로는 알면서도 주저할 때가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선택을 한다는 것은 어떤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다른 것을 내어주는 과정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 가치관이나 의식 속에 자리잡은 것을 내어주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 내면적으로 심리적인 저항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옛 것을 내어주고 주님이 주시는 새 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때로는 자아와 씨름을 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이기고, 때로는 넘어지지만 마침내 주님이 주신 것들이 우리 삶에 자리를 잡을 때, 혼란스러운 감정과 생각이 사라지고, 주님이 주시는 기쁨과 감사를 맛보며 주님께 승리의 노래를 올려드리는 것 같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는 넘어진 사람의 연약함을 이해하고 품어 주시는 주님의 손과 마음이 전해지는 축복의 통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삶을 함께 살아가는 BTIC 가족들이 있어 감사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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