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327 성공도 실패도 감사할 뿐입니다

2023.04.09 23:07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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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목요일 저녁에 둘째를 픽업하러 갔을 때 생긴 일입니다. 마치고 나온다고 했던 시간보다 늦어져서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 앞 주차공간에 자동차가 두 대 주차하고 있어 저는 정차한 상태로 기다렸습니다. 맨 앞쪽에 운전자가 차 주변을 서성거렸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두워서 잘 볼 수 없었습니다.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잠시 눈을 부치려고 반대편 차선에 생긴 주차공간으로 이동을 하면서 맨 앞쪽에 주차한 차량을 보았습니다.

차량 후드를 열어 놓고 충전케이블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차량 운전자들에게 뭐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며 ‘위험하게 왜 저런 행동을 할까?’하고 생각했는데 그제서야 이유를 알았습니다. 시동을 걸려고 했는데 방전이 된 것을 깨닫고 도움을 요청했는데 제대로 해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 분을 보면서 예전에 비슷한 일로 여러 번 도움을 받은 일이 생각이 났습니다.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신 하나님께 감사했던 마음이 새록새록 올라왔습니다

제 차를 돌려서 그 분 차 앞에 대고 시동을 걸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두 번 시도를 해서 시동이 걸렸습니다. 운전자는 60대 중반정도로 보였는데 몇 번이고 고맙다는 말을 하셨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던 둘째가 “아빠는 굿사마리탄이야!”하며 뿌듯한 얼굴로 저를 보았습니다. 일이 끝나고 피곤했을텐데 불평하지 않고 기쁘게 기다려준 아들이 고마웠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지난 달에 눈이 펑펑 왔을 때 기도했던 생각이 났습니다. 저녁 눈길에 픽업을 다녀오느라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하던 일을 마치지 못하고 다녀오는 길이라 서둘러 집에 와야 된다는 마음이 많아 도움이 필요한 차량을 지나쳐 온 적이 있습니다. 집에 오는 길에 마음이 무척 무거웠습니다. 도움의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주저하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기도했는데, 그럴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신앙생활은 늘 선택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대로 사는 기쁨도 있지만, 때로는 그렇지 못해서 회개하는 일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회개하는 일보다는 감사하는 일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은 지금 이 순간 우리를 사랑하시고 긍휼을 베푸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지금 경험하는 하나님의 손길을 느끼며 살 때, 우리도 지금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변화되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의 죽음을 겪고 부활하셔서 제자들에게 회복의 손길을 내미신 그 분의 마음이 우리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실패를 통해서도 성숙함으로 나가는 길을 늘 사모하며 함께 걸어가는 BTIC 가족들이 있어 감사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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