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309 고양이와 동거하기

2022.12.04 21:35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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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달 전에 큰아들이 태어난지 몇 4개월 정도 된 고양이를 입양했습니다. 계속해서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고 한 아들의 말이 갑작스럽게 온 가족에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계속해서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했는데, 입양에 드는 비용이 워낙 비싸서 엄두를 내기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학교 다닐 때, 친한 친구집에서 개와 고양이를 같이 키웠는데 그런 영향도 받은 것 같습니다.

벵갈과 랙돌의 혼합종인데, 발끝이 양말을 신은 것처럼 하얗습니다. 이것을 보고 큰 아들이 ‘두부’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고양이가 집에 오면서 여러가지 변화가 생겼습니다. 아무 곳이나 불쑥 뛰어오릅니다. 때로는 계속해서 울며,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달라고 합니다. 그렇다고, 관심을 보여주면 강아지처럼 엄청 좋아하는 반응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지나다니는 곳마다 털이 날려서 더 자주 청소를 해야만 합니다.

강아지는 공동체를 이루는 동물이라 사람들과 관계가 친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고양이는 자신의 영역에서 사는 동물이라, 사람을 같은 공간에 공존하는 존재로 인식한다고 합니다. 온 가족이 고양이를 처음 키우게 되어, 시행착오를 겪으며 함께 사는 것에 적응하고 있는 중입니다.

처음에는 자주 할퀴거나 물어서 여러 곳에 긁힌 자국이 생겼습니다. 지금은 고양이가 할퀴거나 무는 경우가 줄어들고, 저희도 어느 정도 적응이 되며 나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자기와 놀아달라고 할 때가 있습니다. 깃털이 달린 줄을 매단 막대 장난감을 가지고 이리저리 흔들면 재미있어 하며 열심히 뛰어다닙니다. 작은 플라스틱 스프링을 던지면, 잽싸게 뛰어가 발로 잡습니다. 그리고, 다음 것을 기다리며 저를 바라봅니다.

고양이와 한 집에서 동거하며, 서로를 아는 깊이가 관계에서 참 중요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른 아침에 울며 잠을 설치게 하고, 이곳 저곳 털을 풀풀 날리며 다니고, 아무 곳이나 자기 영역이라고 뛰어오르고, … 이런 부분에 온통 마음을 쏟았다면, 고양이와 관계 뿐 아니라 고양이를 키우고 싶어하는 아이들과도 아주 힘든 관계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사람들과 관계에서도 마음에 불편한 부분에 집중한다면 관계가 발전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오히려 악화됩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은 자신들의 불편함으로 인해 서로 심하게 다투기도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그런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며 다독이고, 세워주는 본을 보여주셨습니다. 이런 예수님의 모습이 제자들의 삶에 성령의 능력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나며, 주님을 닮아가는 삶을 살 수 있었습니다.

더불어 사는 삶이 쉽지 않을 때는, 그런 우리를 위해 앞서 가신 주님을 바라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입니다. 주님의 마음이 부어지고, 나를 이끌어 그 삶을 닮아가도록 성령이 인도하실 때는 그렇게 사는 것이 최선입니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며 주님과 함께 걸어가는 BTIC 가족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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