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7 외부 사역 사례비는 이렇게 했습니다
2022.09.11 23:40
권은수
외부에서 말씀을 전하게 되면 보통 말씀을 전한 교회에서 주는 사례비를 받게 됩니다. 어떤 분들은 섬기는 교회에서 매월 사례비를 받으니, 외부 사역에서 받는 사례비는 당연히 교회에 헌금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목회자가 주님의 뜻을 분별하며 잘 사용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저도 지금까지 목회를 하면서 얼마전에 다녀온 워터루 제일교회를 포함해 여러 번 말씀을 전했습니다. 다른 교회에서 말씀을 전하거나 결혼 주례를 할 때 하는 드는 생각들 중 하나가 사례비를 어떻게 정중히 거절할까 하는 고민입니다. 첫번째는, 하나님이 사용하여 주신 것에 기뻐하며 감사하는 헌신이 되고 싶기 때문입니다. 두번째는, 섬겨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주는 것을 저의 입장만 고수하며 무리하게 거절하여 상처를 남기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돌아보면 사역에 필요한 비행기표, 체재비, 사역비까지 주셔서 아낌없이 베풀고 온 일이 있습니다. 외부 사역을 통해 저희의 재정적인 것을 공급하실 때도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조건 거절이라는 입장 대신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뜻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축의금을 넉넉하게 하기도 하고, 말씀을 전하는 교회에 드리는 헌금을 형편을 따라 최선으로 준비하기도 합니다. 돈은 사랑을 나누며 섬기는 수단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행동을 조정하며 우리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주인으로 섬기고, 돈은 사랑을 나누고 다른 사람을 섬기는 수단이 되도록 노력합니다.
이 번에 다녀온 워터루제일교회는 담임목사님이 병환으로 몇 달 째 고생하고 있고, 성도들 대부분이 대학생들입니다. 7월에 말씀을 전하러 가면서 마음을 정하고 갔습니다. 주일 예배가 끝나고 마중을 나오는 목자님이 전해주는 사례비를 교회 사역에 사용하시도록 정중하게 거절했습니다. 여러 번 거절하시다가 제 마음을 받아주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8월에 다시 말씀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는데, 이 번에도 사례비를 거절할 줄 알고(?) 선물을 준비했다고 차로 가지고 왔습니다. 다른 일에 필요한 대로 사용하라고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끝까지 고수하셔서 결국 받아왔습니다. 목장모임에 사용할 수 있는 찻잔세트와 도라지와 배로 만든 즙이었습니다. 건강과 사역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하며 감사와 축복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이 외부에서 섬기는 기회를 주실 때 마다, 이런 갈등을 계속할 것 같습니다.
원칙을 세우는 것은 원칙을 지키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원칙을 세우면서까지 꼭 지키고 싶은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질을 흘려 보내거나 받는 과정을 통해 하나님은 우리가 무엇을 꼭 지키길 원하실까요? 합력하여 선을 이루려고 하시는 하나님께 늘 귀를 기울이며 살아가는 BTIC 가족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