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0 기대감의 덫에 넘어졌습니다
2022.07.24 23:18
권은수
요즘 둘째 아들이 요리과정을 다니면서 연결된 식당에서 매주 4일정도씩 일을 하고 있습니다. 오후부터 늦은 밤시간까지 하루 종일 일하는 것이 무척 대견스럽습니다. 또한, 그렇게 생활할 수 있도록 힘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오후에는 버스를 타고 다운타운에 있는 식당을 출근을 합니다. 보통 11시에서 12시 사이에 일을 마무리하고 퇴근을 합니다. 그래서, 매일 저녁에 다운타운 야경을 구경하며 아들 픽업을 다니고 있습니다.
저녁 식사하고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책상에 앉아 시간을 보내다 보면 금새 아들을 데리러 가야하는 시간이 됩니다. 저도 직장일로 피곤이 몰려오는 날이 있지만, 그럴 때는 몇 십분 잠깐 눈을 붙이고 출발합니다. 어떤 분들은 끝나고 버스나 우버를 타면 되는데 너무 극성이 아니냐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직은 격려와 배려가 필요한 시간인 것 같아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다운타운으로 가느라고 Don Valley를 매일 저녁 이용합니다. 어떤 날은 교통사고로 막혀서 돌아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녁 늦은 시간이라 차들이 빨리 달리고 있어 90km로 달리면 너무 늦게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중간중간 분기점이 있어 차들이 들락날락하고, 빨리 달리는 차들이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차선을 바꾸면서 쌩쌩 지나가기도 합니다. 어떤 날은 오토바이가 순식간에 옆을 지나가기도 합니다. 앞 차가 너무 늦게 가서 옆 차선으로 추월하려고 하면, 속도를 같이 올리면서 달려 당혹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제가 Don Valley를 가는 것을 알고 심술궂게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그런 모습이 많이 있었겠지요? 그런데, 그런 일이 생길 때면 ‘좀 천천히 달리지…’, ‘왜, 내가 달린다고 같이 달리는거야?’ 하는 질문들이 생기면서 마음이 불편해지곤 했습니다. 피곤함이 있는 날은 긴장감이 더해져서 그런지 이런 질문이 더 많이 생겼던 것 같습니다.
왕복 1시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운전하면서 방언기도를 하거나 소리를 내어 기도합니다. 그런데, 불평과 함께 던지는 질문이 기도하는 마음을 순식간에 차갑게 만듭니다. 어두운 저녁 길이고, 길이 구불구불한 곳도 있으니 모두 안전운전을 하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이지만, 모두가 그렇게 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하나님, 제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어 자꾸만 불평이 나옵니다’라고 고백을 했습니다.
주위 차량들에 대한 안전운전 기대감으로 인해 모두가 완벽하기를 바라는 것을 회개했습니다. 돌발상황에도 안전을 지켜주시고, 저의 운전습관을 돌아보게 하시고, 바쁜 사람인가? 주변을 못 볼수도 있지. 너무 늦게 가는 것을 깨닫고 속도를 올리나? 앞으로는 다른 사람들 위험하지 않게 늘 안전운전을 하면 좋겠다!… 이런 말을 하며, 오가는 길을 보호해 주시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기대감이라도 지나치게 되면 그로 인해 생기는 불평과 불만이 우리에게 덫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하니까 남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자기 중심적인 생각보다 그렇지 않을 수 있는 현실을 수긍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님의 뜻을 깨닫고 진심으로 반응을 할 때 좀더 너그럽고 여유로운 태도를 보이며 주님을 닮아가는 기회를 얻습니다. 이번 일을 경험하며 또 한 번 예수님의 마음을 깊이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일상에서 주님의 마음을 깊이 알아가며 넉넉하게 이웃을 대하는 BTIC 가족으로 함꼐 성장하는 저희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