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268 파인애플을 수확했습니다

2022.02.20 21:17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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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제 책상 옆에 있는 화분에 달린 파인애플을 수확했습니다. 몇 년 전에 집에서 파인애플을 키울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호기심에서 시작했습니다. 식품점에서 파인애플을 사서 먹고, 위에 달린 순을 화분에 심었습니다. 한 동안 별로 크지 않았는데, 어느 순간부터 잎이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파인애플 잎이 너무 넓게 자라며 끝이 날카로워 다치지 않도록 넓은 공간이 필요해서 겨울이 다가 오면서 고민이 생겼습니다. 고민을 하다 창틀에 화분을 놓고 이파리를 천장 쪽으로 향하게 한 후 커튼으로 가렸습니다. 그렇게 한 해를 지내고 다시 내 놓았습니다.

무성하게 자라는 파인애플이 신기하기도 했지만, 봄 철에 꽃을 파는 곳에서 작은 파인애플 모종에 달린 열매를 보면서 작아도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두 해를 지나고 지난 여름에 조그마한 열매가 맺혔습니다. 금방 자라서 익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겨울 내내 실내에 두어 키우다 얼마전에 수확을 했습니다. 노랗게 색깔이 바뀌면 수확을 하라고 했는데, 너무 오래 달려 있는 것 같아 수확을 했더니 맛이 제대로 들지 않았습니다. 가족들이 아빠가 열심히 키운 파인애플이라고 하면서 사진도 찍고 맛도 보며 즐거워 했습니다. 파인애플을 자주 먹는 편은 아니지만, 파인애플을 먹으면서 이렇게까지 의미를 부여하거나 함께 공감한 적은 없습니다.

식료품점에서 사 먹는 파인애플은 상업적으로 재배하는 사람들의 수고가 있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맛과 가격으로만 평가되는 물품들 중 하나입니다. 함께 공감하거나 의미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는 않습니다. 이런 소비심리가 우리 신앙생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의 기호에 맞는 물건이나 여행지를 선택하는 것처럼 자기 마음에 드는 예배, 요즘 인기가 있는 설교자, 자신의 필요를 채워주는 프로그램등을 쫓아가는 것입니다. 이런 것을 통해 어느 정도 유익을 얻을 수는 있지만 주 안에서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함께 하는 신앙생활이 되어야 합니다.

성경을 읽으며 성경 이야기가 자신과 구체적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참여하는 활동이 주는 유익을 얻는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가 곧 나의 이야기로 연결될 때, 가슴을 울리는 공감과 함께 그들의 하나님이 지금 나와 대면하고 계시는 나의 하나님임을 경험하게 됩니다. 종교적 활동은 자신의 만족이나 성취감으로 끝나지만, 주님과 인격적인 만남은 더욱 풍성한 은혜를 경험하며 그 분과 동행하며 닮아가는 축복의 길로 인도합니다. 주일에 함께 모여서 예배를 드리고, 일상을 나누는 목장 모임을 하고, 삶의 방향을 잡아주고 자신의 상황을 돌아보게 하는 삶공부를 하며 성부, 성자, 성령 삼위일체 하나님을 알아가는 기쁨과 열매가 가득한 BTIC 가족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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