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267 저렇게도 살 수 있구나

2022.02.13 21:16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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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유머라는 단어가 참 낯설게 느껴지는 환경에서 자란 것 같습니다. 서양 영화를 보면 가끔은 심각하고 어려운 상황에서 농담을 섞어 가면서 여유를 가지고 웃는 사람들 모습이 등장합니다. ‘어떻게 저런 상황에서 저렇게 행동을 할 수 있을까?‘ 하며 이해를 하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았습니다. 상당히 오래전이긴 하지만 너무 심각한 태도로 살아서 ‘당신이 세상 짐을 다지고 사는 것 같아!’라고 염려스러운 말을 들은 때도 있습니다. 지금은 예전에 비하면 어려운 일이 생겨도 너무 심각해지지 않고 많이 웃게 되어 감사합니다.

이런 삶의 여유가 생기는 것이 어느 한 순간 된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크고 작은 일을 처리하면서 안절부절하는 경험하면서, 저의 인생이 제 손에 달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 손에 달렸다는 것을 고백하면서 일어난 변화입니다. 이런 변화가 일어나도록 여러가지 상황과 환경을 통해 하나님은 일하셨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아이들이 어릴 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어 다닌 캠핑이었습니다.

캠핑을 가서 화창한 날씨가 내내 지속되면 더 없이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밤하늘에 쏟아질 것처럼 매달려 있는 별들과 따뜻한 모닥불은 그 존재만으로도 마음을 포근하게 합니다. 때로는 폭우가 오거나 흐린 날씨도 있습니다. 어떤 때는 모기떼가 마음과 정성을 다해 모든 이웃을 데리고 환영을 나와서 텐트를 치기전에 ‘여기가 캠핑장이구나…’하는 것을 실감하게 합니다. 날씨나 환경을 원하는 대로 세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나님은 주어진 환경 속에 감추어진 보물을 발견하여 함께 누리며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어가도록 인도하셨습니다.

우리가 사는 삶이 늘 좋기를 바라지만 그렇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예수님을 믿으며 신실하게 생활하다 어려움을 만나면 그 무게는 몇 배나 더 크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기대하며 살기 때문에 더해지는 실망감 내지는 저희 기준에서 느끼는 배신감 때문인 것 같습니다. 우리를 위해서 가장 귀한 분,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 주신 분이 힘든 상황을 허락하셨다면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요? 이 질문은 제가 하나님 앞에서 오랫동안 씨름했던 것이기도 합니다.

주님의 길은 우리 생각을 뛰어 넘는 것이라 다 이해하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다 이해하지 못하지만, 지금까지 함께 걸어온 주님을 계속해서 의지하고 신뢰하며 걸어가는 것이 믿음입니다. 이런 믿음은 어둠속에서 빛을 발하는 등대와 같은 사람이 되게 합니다. 갑자기 닥친 어려움으로 어떻게 할지 몰라 당황할 때, 앞서 그 길을 걸어간 누군가를 보게 된다면 큰 힘과 용기를 얻지 않을까요? 앞서간 믿음의 선배들을 보고 배우며 힘과 용기를 얻는 BTIC 가족들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그러나, 그곳에 머물지 않고 따라오는 누군가에게 ‘저렇게도 살 수 있구나~’하는 용기와 힘을 줄 수 있는 BTIC 가족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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