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263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2.01.16 21:59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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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직면한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쉽게 얻는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 자신에게는 간절한 소망이 된 경우는 절망감이나 패배감까지 겹치며 마음이 힘들어지기 쉽습니다.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것이 나에게는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 되었을 때, 그것을 인정하기 보다 그 일에 연연하며 마음의 중심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삶의 모든 것들이 영향을 받으며 크게 흔들리거나 무너지고 더욱 큰 어려움을 직면하게 됩니다.

신앙생활을 하며 겪는 어려운 순간들 중 하나가 오랫동안 기도하고 있거나 또는 간절히 드리는 기도에 대한 하나님의 침묵입니다. 주위 사람들은 쉽게 응답을 받는 것 같은데, 자신에게는 응답에 대한 조짐조차 보이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주위 사람들은 쉽게 받아 누리는 것 같은데, 자신에게는 그야말로 기약이 없는 기다림과 같이 되어버린 기도제목을 가지고 씨름하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이런 상황이 되면 하나님께 서운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주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관련된 화제가 나오면 피하려고 하거나 침묵을 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이 믿음이 없어서 그렇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아서 그런지, 믿음으로 선포를 하지 않아서 그런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 이런 질문들에 휩싸이며 신앙에 대한 회의가 생길 수 있습니다. 주님과 관계가 형식적이 되거나 점점 약해지다 마침내 아무런 관계가 없는 것처럼 생활할 수도 있습니다. 신앙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내 삶의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일까요?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 삶에 문제가 해결되는 많은 기도 응답을 경험합니다. 그러나, 어떤 일에 대해서는 능히 감당하도록 하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일은 응답해주시고, 어떤 일은 인내하며 견디게 하는지 그 깊은 섭리를 우리는 다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하나님 아버지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독생자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주시기 까지 하셨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이 우리가 오랫동안 씨름하는 기도제목이 응답되지 않는 것에 대해 무엇을 말해줄까요?

오늘 저희가 나누는 누가복음 1장에 나오는 제사장 사가랴 부부는 오랫동안 자녀를 구하는 간절한 기도제목을 가지고 기도했습니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기도제목이 응답될 수 없음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신실하게 하나님을 사랑하며 섬겼습니다. 응답되지 않음에도 불구 하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삶은 연약한 우리를 한결같이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성품을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들을 기억하시고 세례 요한을 자녀로 주신 것도 엄청난 은혜이지만, 그들의 아픔이 기쁨이 되게 할 뿐 아니라 많은 사람의 기쁨이 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실하게 살아가는 주님의 백성이 되며, 그 아픔과 눈물을 풍성한 은혜와 축복으로 바꾸시는 하나님의 크신 능력을 경험하는 BTIC 가족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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