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256 저에 대한 실망감이 밀려온 일이 있었습니다

2021.11.28 21:45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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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는 극과 극을 경험하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회사에서 앞으로 업무 방향이나 현재 상황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하나님이 주신 통찰력을 가지고 대화를 이어가는 제 자신을 보면서 ‘아~ 하나님이 주신 안목이구나!’하는 마음이 들면서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보게 하시고, 필요한 것들을 잘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경험을 할 때면 하나님의 도움으로 잘 했다는 감사와 함께 뿌듯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제 자신에게 크게 실망한 일도 있었습니다. 이번주에 커피를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픽업하기로 했습니다. 알려준 픽업 시간이 지나도 확인 이메일이 오지 않았습니다. 이상해서 연락을 했는데, 시스템 문제로 픽업이 안되고 배송만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받기로 했는데, 이번에는 약속한 날짜가 되어도 배송이 되지 않았습니다. 다시 고객 센터에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분이 배송 설정이 잘못되어 아직 처리가 안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회사에서 고객들의 전화를 받아 처리하는 일이 있기 때문에, 어디에 전화를 할 때 좀 더 조심하곤 합니다. 자신들이 처리하면서 생긴 문제를 제가 잘못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상황을 설명하면서 해결해달라고 요청하다 화가 났습니다. 매니저하고 통화하게 해달라고 요청했는데, 매니저를 바꾸지 않고 자신이 해결할 수 있다고 하면서 같은 말을 반복했습니다. 결국, 배송을 제대로 해달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기대한 것처럼 일이 해결되지 않으니 기분이 나쁠 수도 있고 화가 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굳이 매니저까지 언급하고 실랑이를 해야 했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배송이 되도록 하는 것 말고는 뾰족한 해결책이 없었는데 말입니다. 최근에 여러가지 고민들이 많아 마음이 여유가 별로 없어 불편했던 것이 실랑이를 하는데 일조한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어서도 이런 일에 감정까지 상하고 실랑이를 하는 제 자신에게 실망이 되었습니다. 지난 몇 주 동안 관계에 대해 말씀을 준비하고 나누고 있으니 마음이 더 무거워졌습니다.

이 일을 겪고 보니, 마음의 여유가 부족하고 화를 낼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되면 얼마든지 그럴 수 있는 것이 제 자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 자신이 참 이기적이고 계산적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 그랬군요. 말을 들어보니 배송을 하도록 다시 설정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이 없군요. 그렇게 해주세요!’라고 말했으면 쉽게 마무리 되었을 텐데, 핵심을 놓치고 설명을 주고 받다 문제가 생겼습니다. 비슷한 업무를 하면서도 상대방의 입장을 좀더 이해하고 존중하지 못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렇게 깨어진 마음 조각을 가지고 주님 앞에 앉아 말씀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저의 마음을 통해 금송아지 사건을 겪는 모세를 좀 더 깊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저에 대한 실망감이 상처로 남지 않고 하나님의 선한 손길을 경험하는 통로가 되어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살면서 자신에게 실망할 때가 왜 없겠습니까? 이런 우리에게 찾아오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은혜가 있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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