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7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사람
2021.09.26 19:57
권은수
어릴 때 제가 살던 곳에는 교통편이 지금처럼 편리하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 마을 앞으로 아스팔트가 깔린 국도가 생겼습니다. 그전까지는 울퉁불퉁한 자갈 길로 가끔씩 다니는 버스가 먼지를 풀풀 날리며 다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 시골에서 어디를 갈 때 유용하게 사용했던 것이 자전거 입니다. 할아버지는 자전거를 타고 읍내 장터를 다녀오곤 하셨습니다. 다른 마을에 일이 있어 방문하실 때도 자전거를 타고 다니셨습니다. 어린 저를 자전거 뒷자석에 태우고 시장을 다녀서 유명인사가 되기도 했습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 동네 형들이나 누나들과 같이 모여서 걸어다녔습니다. 고학년이 되면서 같은 학년에 친구들이 한 두 명씩 자전거로 등교를 했습니다. 저도 자전거를 배워서 학교에 가고 싶은 마음에 연습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성인용 자전거 밖에 없어 안장에 앉으면 발이 페달에 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안장에 앉지는 못하고 엉거주춤하게 두 페달에 발을 얹어 자전거를 탔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우스꽝스러운 모습이었을 것 같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것이 조금 더 익숙해지고, 키도 크면서 안장에 앉으려고 시도를 했습니다. 처음 안장에 앉으려고 했을 때, 달리는 자전거가 안장에 앉는다는 것이 너무 무서워 보였습니다. 몇 번을 주저하다 내리막에서 용기를 내어 마침내 안장에 앉아서 두 페달을 힘껏 밟으며 달리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돌아보면 워낙 겁이 많아서 안장에 앉는 것을 너무 무서워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나 합니다. 이 일을 통해 자기 자신을 넘어서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한계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자신의 한계를 잘 넘어서지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모습을 볼 때도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신앙생활도 관계에서 자신의 한계에 부딪히게 될 때, 스스로 깊은 고민에 빠지게 합니다. 어떻게 상황이 자신에게 시험이 되지 않고 깊은 관계로 나가는 새로운 시작이 될 수 있을까요?
모세는 시내산에서 40일 머무는 동안 성막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들으면서 하나님과 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성막에 대한 내용들은 자세히 묵상해보면, 단순히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죄로 가득한 인간을 품어주시고, 용서하시며, 회복해 나가시는 하나님의 깊은 사랑의 마음을 구구절절히 느끼게 됩니다. ‘아~ 하나님이 우리를 이렇게 깊이 사랑하시는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금송아지를 만드는 잘못을 했을 때 모세는 “이제 주님께서 그들의 죄를 용서하여 주십시오. 그렇게 하지 않으시려면, 주님께서 기록하신 책에서 저의 이름을 지워 주십시오.”라고 간절히 기도할 수 있었습니다. 주님을 깊이 만나는 시간을 통해 우리의 사랑의 한계가 더욱 넓어지고 깊어지며 하나님의 마음까지도 움직이는 BTIC 가족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