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 무엇을 기다린다는 것은
2021.09.19 19:56
권은수
지난 8월말에 회사차를 받기 까지 약 4주 정도 차가 없이 생활을 했습니다. 회사에서 차가 나온다는 소식을 들은 것이 6월 말이고, 차를 받은 것은 8월 말입니다. 차를 주문하고 두 달 정도 기다렸다 차를 받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곧 나올 것이라는 생각에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몇 주가 지나 소식이 없어 알아보니, 기다리라고 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자동차 부품 공급이 부족해서 차를 만드는데 시간이 걸린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그리고, 차를 주문한 사람들이 여러 달 기다려야 한다는 소식도 들었습니다.
몇 주가 지나서 다행히 주문 번호가 나왔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8월 말에 딜러샵으로 차가 두 대 배달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배달 되는 두 대중 한 대가 저희 회사가 주문한 차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주문 번호가 나왔으니 분명하게 알 텐데 확실하게 이야기 하지 않아서 답답했습니다. 차를 픽업하기로 한 날도 몇 가지 일이 생겼고, 등록절차가 예정보다 많이 늦어지고 있다고 해서 한 동안 기다려야 했습니다. 예정보다 늦어지고, 기다리는 과정에서도 생각하지 않은 일이 생겼습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시간이 걸려도 차가 나온다는 사실입니다. 차를 기다리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 지는 전적으로 우리에게 달려 있었습니다. 도움을 받으며 감사함도 있었고, 퇴근길에 늦어지는 버스를 한참 기다리며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어쩌면 이런 기다림의 모습이 있어 8월 말 짧은 가족 휴가가 더욱 값지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아이들이 휴가를 다녀오면서 생활패턴이 확 바뀌며 학교 생활하는데 많은 도움도 되었다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팬데믹으로 여러 가지가 겹치면서 차량 공급이 늦어진 것일 수 있지만, 저희에게는 하나님의 선하신 손길을 다양하게 경험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때로는 기다리며 인내해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기다리는 기간이 정해진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할 수 있는 것을 무엇이든지 해보려고 하면 너무 자신의 생각이 많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기다리면, 이렇게 마냥 기다리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시는 기다림의 시간이 언제까지인지 그 때를 아는 것보다 기다리는 시간을 통해 무엇을 하기 원하시는지 아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다림을 주신 하나님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 볼 수 있는 중요한 기회입니다. 기다리면서 드는 여러가지 감정들이 우리를 어떻게 움직이려고 하는지도 점검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기다리는 시간은 이 시간이 지나는 동안 하나님이 우리가 어떤 모습으로 준비되기 원하시는 지 알 수 있는 축복입니다. 우리의 삶은 무엇을 많이 하는 것보다 매 순간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반응하는 여정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침묵하실 때, 주님을 신뢰하며 기다림을 통해 더욱 풍성한 은혜의 자리로 함께 나가는 BTIC 가족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