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245 영향을 받으며 사는 축복

2021.09.12 19:56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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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이 되면서 저희가 사는 아파트 창문 밖에 있는 화분들과 나무들의 분위기가 가을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가장 먼저 가을 소식을 전하는 것은 주차장 한 쪽 모퉁이에 있는 큰 단풍나무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 마다 그에 걸맞는 옷을 갈아입는 자연을 보면서 계절의 영향을 참 잘 받고, 그 영향을 잘 누리며 산다는 생각이 듭니다.

봄에는 따뜻한 햇살과 포근한 봄바람을 받으며 기지개를 키고, 여름에는 뜨거운 햇살과 무더운 바람을 머금고 무럭무럭 자랍니다. 가을에는 쌀쌀한 기운이 전해지는 바람을 받으며 따가운 햇살 속에서 결실을 맺습니다. 모든 것이 꽁꽁 얼어붙는 겨울에는 있는 듯 없는 듯 묵묵히 모든 것을 떠안으며 다가올 봄을 기다립니다. 격변하는 계절의 흐름 속에 저항하는 몸부림이 아니라 계절이 가져다 주는 유익과 분위기를 잘 전하는 것에 아주 익숙한 것 같습니다. 이런 자연을 보면서 저는 어디서 무슨 영향을 얼마나 잘 받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매일 출근하는 직장생활에서 바쁜 업무로 인해 정신없이 일을 하다 보면, 저를 그 곳에 보내신 주님의 영향보다 당장 눈 앞에 있는 것들의 영향을 더 많이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매일 말씀과 기도를 통해 주님의 얼굴을 구하며 살지만, 때로는 현실의 무게로 인해 낙심이 될 때도 있습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그런 영향들이 오래 가지는 않아 감사합니다. 계절이 변할 때 마다 그 분위기와 흐름의 영향을 잘 받으면서 사는 자연이 하나님의 창조질서에 훨씬 더 잘 순복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앙생활은 하나님의 다스리심 안에서 살아가는 일상생활입니다. 태초에 에덴 동산을 만드시고 아담과 하와를 두었을 때, 그들은 하나님과 친밀한 교제를 하며 모든 것을 다스리고 경작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하나님께 전해 받은 것들이 고스란히 자신들의 일상을 통해 전해지고 나타났을 것입니다. 그런데, 간교한 뱀의 말을 들으면서 그의 영향을 받아들이며 하나님께 불순종하며 모든 것이 일순간에 단절되어 버렸습니다.

신앙생활을 잘하는 것은 하나님의 선하신 영향력을 잘 받을 뿐 아니라, 그 영향력 안에 계속해서 잘 머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야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도 주님의 성품과 능력이 드러나는 것을 경험하며 성숙한 제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날마다 우리에게 밀려드는 수 많은 것들이 우리 생활에 다양한 영향을 주며 나름대로 왕 노릇을 하려고 합니다. 이런 것들이 점점 전문화되고 고도화 되어 잘 인지하기가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성령의 인도함을 따라 살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영향력을 잘 분별하여 수용하여야 합니다. 이런 것들이 자연스러워 지면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선한 영향력 가운데 깊이 잠기며 아름다운 열매를 맺어가는 BTIC 가족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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