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 자동차를 팔았습니다
2021.08.01 18:55
권은수
이번 주에 생긴 여러가지 일중 하나가 그 동안 타고 다니던 자동차를 팔게 된 것입니다. 캐나다에 와서 20여년 사는 동안 처음으로 구매하였던 새 차였습니다. 이민 올 때 재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아 자동차를 살 생각을 전혀 못했습니다. 이민 와서 얼마동안 버스를 타고 다니다가, 이민 동기중 한 분이 오래된 중고차를 저렴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그렇게, 10년이 훌쩍 넘은 자동차를 구매하여 한 동안 잘 타고 다녔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이곳 저곳 고장이 나고, 습기가 많은 날이면 시동이 걸리지 않아 고생도 하였습니다. 그런 저희 사정을 알고 같은 교회를 다니던 형제가, 자신이 딜러로 일하는 곳에서 중고 미니밴을 싼 값으로 사도록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얻게 된 두 번째 차를 한 동안 타고 다녔습니다.
10년 전에 토론토로 이사를 오면서 주말마다 장거리 운전을 한 달 정도 했습니다. 오타와와 토론토를 왕복하면서 차에 문제가 생겨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 해 겨울, 결국 새 차를 사서 지금까지 타고 다녔습니다. 새 차를 사면서 할부금을 잘 내고, 타고 다니는 동안 사역을 위해서도 잘 사용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했습니다. 이 전에 섬기던 교회에서 해 마다 원주민 선교를 갈 때면, 제 차를 운전하고 다녔고, 수련회나 다른 사역을 할 때도 기쁜 마음으로 사용하였습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서 업무를 겸해 사용하도록 차가 나올 예정입니다. 두 대를 모두 사용할 필요가 없어서 제 차를 팔기로 했습니다. 누군가 꼭 필요한 사람이 있으면 주고 싶었습니다. 마일리지는 많지 않아도 오래된 차라 오히려 이곳저곳 고치게 되면 받는 사람이 부담이 될 것 같아 그렇게 하지 못했습니다. 팔려고 적정한 차 값을 알아보다 느낀 것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자신이 잘 사용한 후 더 이상 필요가 없어 팔면서도 최대한 높은 가격을 받으려고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와 반대로, 그 동안 충분히 잘 사용했다는 마음에 최소한의 금액을 받으며 팔거나 무료로 나눔을 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최대한 높이 받아야할 사정이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어떤 경우는 단지 돈을 더 받고 싶은 마음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우리가 돈을 내고 사서 사용하는 것도 재정을 그렇게 사용할 수 있도록 공급하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주신 것을 누리고, 때로는 주위로 잘 흘려보내며 사는 것 또한 하나님의 은혜를 이웃과 나누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낮은 가격으로 차를 팔면서 스노우 타이어도 같이 드렸습니다. 스노우 타이어를 내리면서 큰 아들이 “아빠, 우리 옛날 밴을 살 때 스노우타이어 그냥 받았을 때 참 좋았어요.”라고 했습니다. 제가 잊고 있었던 것을 아들이 기억나게 했습니다. 감사하게 받은 것처럼 저희도 기쁜 마음으로 나눌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이 땅에서 청지기로 이웃과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주신 것을 잘 누릴 뿐 아니라 이웃과 나눌 때도 넉넉한 마음으로 기쁘게 흘려 보내는 BTIC 가족들이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