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226 벌써 6년이 넘은 것 같습니다

2021.05.02 22:01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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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살려고 열정을 불태우며 나름대로 몸부림치며 노력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아 많은 고민에 휩싸였던 때가 있었습니다. 돌아보면 저에게는 축복이 기회가 되었지만, 막상 그 상황 속에 있을 때는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실망과 좌절감이 더 크게 다가왔었습니다. 그 무렵 전후해서 아는 목사님이 한 편의 영화를 통해 설교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호기심에 영화제목을 물어보고 어떤 영화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살피며 보았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세상이 파괴되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그럭저럭 살아가는 무법천지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앞을 보지 못하는 한 남자가 세상에 마지막으로 남겨진 성경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배달하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내용입니다. 여러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마침내 성경을 안전하게 살아남은 도서관에 배달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 부분에서 책은 안전하게 전했지만 책이 말하는 삶은 살지 못했다고 후회를 합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저의 모습은 아닌지 차근차근 돌아보았습니다. 사역에 대한 열정이 커지며 더욱 열심히 하려고하면 할 수록 이런저런 상황과 이유로 걸림돌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하는 저의 모습은 각 상황을 돌아보거나 원인을 살펴서 해결하는 것보다 불편한 마음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하나님이 부르셔서 이루어 가시는 사역에 대한 열정이 앞서 그 사역을 통해 드러나야 하는 하나님의 성품과 손길이 자꾸만 가려지는 것 같았습니다. 오랜 고민과 기도 끝에 사역에 대한 열심보다 그 사역을 통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이 이루어지기를 기도하며 헌신했습니다.

그 때부터 사역의 외적인 모습들은 정체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위축감을 주고 실패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어려울 때도 있습니다. 특히, 받은 은혜와 능력이 많은데 왜 사역이 풀리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마음이 많이 힘들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풀리지 않는 상황을 일일이 다 설명하는 것도 쉽지는 않아 그냥 웃어넘기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몇일전에 몇몇 분들과 줌으로 기도하는 동안 이 부분에 대해 잘 통과했다는 주님의 음성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분들은 제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모르시는 분들이기에 더욱 큰 확신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자격이 있어 부르시는 것도 아니고, 능력이 있어 부르시는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때로는 스스로 의지하는 자격과 능력이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사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상당히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듣고 그 분이 초청하는 일에 동참하는 것이 은혜이며, 그 과정에서 우리 삶이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이 축복입니다. 세상에서 하루하루 사느라고 바쁜 일상이지만, 그 속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며 그분의 일에 동참한다면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잘 살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이런 아름다운 삶을 살아가시는 BTIC 가족들이 있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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