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217 인생에 묻어나는 향기

2021.02.28 21:42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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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건물 앞에 직원용 주차장이 4개 있습니다. 작년에 새롭게 아스팔트 공사를 하면서 RESERVED라는 단어는 지워졌지만 건물 벽에는 여전히 RESERVED PARKING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붙어있습니다. 회사 건너편 건물에 의료 관련 시설을 비롯해서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기관들이 있기때문에 요즘도 방문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건물로 들어가는 입구가 저희 회사 주차장 맞은편인데, 사람들이 지정 주차 표시를 무시하고 주차할 때가 있습니다. 이야기를 하면 미안하다고 하고 옮기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막무가내로 차를 대고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출근하면서 지점에 들려서 물건을 가지고 오는 직원들이 불편할 때가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회사에 도착했는데 어떤 분이 두 개의 주자구역을 점유해서 차를 주차해 놓았습니다. 어떤 사람이 그렇게 했는지 몰랐지만 너무 황당하고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누군가 운전석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차를 옮겨 달라고 이야기 하려고 나갔습니다. 운전석에 앉아 있는 분에게 다가갔는데, 연세가 70세는 족히 넘어 보이는 할아버지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할머니를 검진센터에 모셔드리려고 그렇게 한 것 같았습니다. 안스러운 마음에 지정 주차구역이지만 차를 옮겨 바로 주차하시고 기다리셔도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할아버지는 미안하다고 말씀하시고 바로 옆에 있는 방문자 주차장에 빈 자리로 차를 옮기셨습니다.

주차선을 두고 차를 삐딱하게 되어 놓은 것을 보고 ‘또 어떤 사람이 이런 얌체 주차를 하고 갔을까?’하며 마음이 불편했는데, 할아버지를 보며 그럴 수도 있었겠다고 이해가 되었습니다. 잠시 대화를 하면서 말씀하시는 것도 힘들어 보이는데, 운전까지 하고 다니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길거리에서 만나면서 그냥 지나가는 사람들일 뿐입니다. 그런데,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알아가면서 그 사람의 속에 있는 것들이 드러나면서 좀더 깊이 이해하게 됩니다.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나 믿지 않는 사람들이나 길거리에서는 모두 같아 보입니다. 다른 죄수들과 함께 호송되어 로마로 가는 바울은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죄수였습니다. 그런데, 풍랑을 겪으면서 겉으로 보이는 나이 많은 죄수가 아니라 풍랑으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사람들에게 희망, 용기, 격려를 주는 하나님의 사람임이 드러났습니다. 오랫동안 사투를 벌여 지친 사람들에게 음식을 먹을 것을 권하고 주위 상황들을 살펴 잘 해결되도록 도왔습니다. 이로 인해, 하나님의 약속처럼 모든 사람들이 안전하게 해변에 상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날마다 누군가를 만날 때 수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으로 보여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함께 관계를 쌓고 시간을 보내면서도 여전히 수 많은 사람들 중 한 명으로 보여질 수 있을까요? 그럴 수는 없습니다. 우리 속에 계시는 그리스도의 영이 우리로 하여금 예수님의 성품과 능력을 드러내도록 인도하시기 때문입니다. 이런 축복을 누리며 세상에서 빛을 발하는 BTIC 가족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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