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 다시 피는 꽃을 보면서
2021.02.21 21:43
권은수
해마다 겨울이 오면 베란다에 있는 화분을 실내로 가져다 놓습니다. 어떤 식물들은 물만 주면 실내에서도 잘 자라지만, 어떤 것들은 실내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었습니다. 식물마다 실내에서 겨울을 나게 하는 방법이 있을 텐데 꼼꼼히 챙기지 못한 저의 잘못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 해 전에 큰아들이 아내를 위해 Garden Geranium을 어머니날 선물로 사주었습니다. 베란다에 두고 물만 주었는데도 무성하게 자라며 겨울이 될 때까지 쉬지 않고 예쁜 꽃들을 피웠습니다. 겨울이 오면서 화분을 실내로 가지고 들어왔는데, 물만주어도 계속해서 꽃을 피웠습니다. 토론토에서 긴 겨울을 지내면서 쉬지 않고 피는 꽃을 보는 것은 일상에서 누리는 기쁨과 감사제목들 중 하나가 되었고, 교회를 개척하며 지치거나 긴장된 마음을 회복하게 하는 통로도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해를 잘 키웠는데 두 해전에 겨울을 지나면서 안타깝게도 꽃 화분이 죽어버렸습니다. 여러 해 동안 쉬지 않고 피는 꽃을 보면서 저희 부부 뿐 아니라 그 화분을 사준 아들도 좋아라 했기에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지난 해 봄이 되면서 몇 가지 다른 색깔의 꽃을 피우는 Garden Geranium 을 다시 사서 화분에 옮겨 심었습니다. 베란다에 두는 동안 꽃을 잘 피웠는데 겨울이 다가 오면서 실내로 들여오자 잎이 떨어지고 죽어가게 되었습니다. 겨울을 나는 식물을 위한 전등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구매해서 매일 일정 시간을 켜주면서 잎이 다시 살아나고 조금씩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4개 화분 중에 두 개가 몇 주전에는 작은 꽃망울을 피웠었고, 최근에는 다시 여러 개가 꽃망울을 피우고 있습니다. 몇 년 전에 선물 받은 화분이 겨울에도 꽃을 피우는 것이 신기하면서도 실내에 두어서 꽃이 핀다고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그것이 얼마나 귀한 것이었는지 올 겨울 동안 꽃이 피기를 기다리며 실감하게 됩니다.
돌아보면 식물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돌본 것이 아니라 경험과 짧은 지식으로 대충 해준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몇 해 동안 쉬지 않고 꽃을 피운 것이 저희에게 기쁨과 감사를 고백하는 통로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으로 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들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실패를 통해 경험할 때가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입안이 헐면서 날마다 편안히 먹고 자연스럽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깨닫기도 했습니다. 일상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경험과 지식만으로 안되는 일을 만날 때마다 하나님이 베풀어 주신 은혜가 얼마나 큰지 다시금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은혜와 도우심이 저희가 알지 못하는 순간에 도 있었다는 것을 알아갈수록 일상에서 좀더 여유롭고 너그러워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이 우리가 절박하다고 느끼는 삶의 순간도 일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기에 오늘도 평안한 마음으로 하나님의 도우심을 고백하며 여유를 가지고 주위를 돌아볼 수 있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런 멋진 삶을 살며 세상에 복이 되는 BTIC 가족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