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시간들
2020.03.29 21:56
권은수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친구들과 등산을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높은 산을 오른다는 것에 대해 성취감과 친구들과 놀러간다는 즐거움을 만끽하며 즐거웠었습니다. 날이 저물면서 계곡에 텐트를 치고 저녁을 맛있게 해서 먹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도란도란 나누다 잠이 들었었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갑자기 내리는 빗소리와 함께 흐르는 물소리를 듣게 되었습니다. 한 밤중에 내린 소나기로 인해 계곡에는 물이 불어나고 있었습니다. 곧 텐트 안으로 물이 밀려들기 시작했고, 놀란 저희는 허둥지둥 물건을 챙겨서 안전한 곳으로 피해야 했습니다. 이런 일을 겪은 후 지금까지 텐트를 설치하게 되면 가장 먼저 살피는 것이 안전한 장소인지 확인하는 것입니다.
지난 월요일에는 매주 모여서 하는 생명의 삶을 온라인으로 하였습니다. 중간중간 소리가 끊기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즐겁고 감사하게 마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서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깊이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생각보다 화질이 좋지 않아 카메라 가까이로 몸을 숙여야 했고, 잡음으로 잘 들리지 않는 불편함을 웃음과 여유로 넘기며 즐겁게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너무 열중해서 참여하시느라 몸살이 날 뻔했다는 말씀을 웃으시며 목장에서 나누시는 것을 들으면서 이 또한 우리에게는 축복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목장모임을 두 시간 정도 온라인으로 하면서 핸드폰을 들고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찡했습니다. 매주 와서 식사도 하고, 수다도 떨면서 시작되던 목장 모임이 우리에게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수많은 기적들 가운데 하나였다는 것을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불확신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코로나바이러스 뉴스를 읽고 필요한 정보를 보는 것이 필요하지만 두려움과 염려에 사로잡힐 필요는 없습니다. 당장 내일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변함이 없이 일하고 계십니다. 하나님을 나를 도와주는 종처럼 생각하는 부분이 없었는지 돌아보고 하나님께 전적으로 맡기고 기대하며 살아가는 믿음을 연습했으면 좋겠습니다. 비록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현실이지만 믿음의 선배인 사도 바울의 고백을 우리 삶에서 누리는 BTIC 가족이 되기를 축복합니다.
성경에 기록한 바 “우리는 종일 주님을 위하여 죽임을 당합니다. 우리는 도살당할 양과 같이 여김을 받았습니다” 한 것과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모든 일에서 우리를 사랑하여 주신 그분을 힘입어서, 이기고도 남습니다. 나는 확신합니다. 죽음도, 삶도, 천사들도, 권세자들도, 현재 일도, 장래 일도, 능력도, 높음도, 깊음도, 그 밖에 어떤 피조물도, 우리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습니다. (롬 8:36-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