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컬럼

146 함께 산길을 걸으며

2019.10.20 23:14

권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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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에는 작은 숫자이지만 교회 식구들이 Mono Cliff Provincial Park으로 야유회를 다녀왔습니다. 같이 가고 싶은 분들이 있었는데, 차량이 안돼서 미안했습니다. 추수감사절 연휴라 사람들이 많을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지만, 입구에 도착하기 전부터 도로 양쪽으로 늘어선 사람들을 보면서 주차하려면 한참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입구에 내려주고 나와서 길가에 주차하려고 했는데, 감사하게 주차장에 차를 세울 수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가는 길로 함께 가면서 아름다운 가을 풍경에 취해서 사진을 찍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같이 찍기도 하고, 혼자서 찍기도 하면서 즐거움을 누리는 것은 함께 이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산책로를 따라 가다 보니 갈림길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출발할 때부터 어떤 산책로는 따라 가겠다고 함께 정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갈지 결정해야 했습니다. 서로 다른 길로 가고 싶을 수 있었지만 같은 산책로를 걸어갈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함께 가고 있다는 것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산책로를 따라 가다 보니 가파른 길도 있었습니다. 저희가 출발했던 곳으로 내려갈 수 있는 갈림길도 있었습니다. 가다 쉬다 했지만 넓은 장소를 찾아서 아내가 아침 일찍부터 준비한 김밥을 먹으며 쉴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주차장에서 점심을 먹고 가려고 했는데 여러가지 사정으로 그렇게 못한 것이 오히려 좋은 추억을 만드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토론토 시가지가 멀리 바라보이는 멋진 풍경을 보았던 것은 이번 야유회에서 가장 추억에 남는 것 중에 하나입니다.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른 아침부터 김밥을 준비해주고, 참가비도 내주고, 돌아오는 길에 따뜻한 차도 사주고, 서로 멋진 사진을 찍어주고, 3시간 정도 걷는 것이 쉽지 않을 수 있었는데 함께 걸어주고, … 서로 살아가는 삶을 알기에 하루 짧은 여행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조금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타인으로 만나 웃고 울면서 가족이 되어가는 것이 감사합니다. 때로는 불편하고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겠지만, 그 시간에도 함께 하기에 가까워지는 가족이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구름이 해를 가릴 때는 제법 쌀쌀한 날씨였지만, 그래도 참 따뜻하고 포근했던 것은 같은 길을 걸어가는 가족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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